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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술술 풀리는 초등 한국사 ㅣ 배움가득 우리 문화역사 9
박영수 지음, 이리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역사를 안 좋아한다. 특히 국사. 음... 역사를 안 좋아한다는 게 말이 안 되나? 그렇담 역사 수업과 역사 시험을 안 좋아했던걸로...
사실 세계사와 국사에 관심은 많다. 책도 많이 읽었고 말이다. 그러나 어떤 유물이 어디서 출토 되었고 지금은 어디에 있으며 어느 시대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게 몇년도인지 왜 의미가 있는지 등에 대한 것들을 죄다 외우고 있어야 하는 국사는 좀 재미없었다.
외우기 싫었던 게 유물과 유적지에 대한 것 뿐이랴... 그렇게 얘기하니 국사에 관심 있다는 말도 죄다 거짓말 같군. 역사를 별로 안 좋아한다는 말이 역시 맞았던걸로...
좋아하지 않다보니 아는 게 없고 아는 게 없다보니 그것을 극복하고자 책을 더 많이 찾아 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나빠 잘 못 외우고 있는 것이 지금의 내 모습인 것 같다.
암튼 내가 그렇다보니 아이들에겐 제대로 알고 꿰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런 책에 자꾸만 눈길이 가고 관심이 간다.
문제가 술술 풀리는 초등 한국사. 제목만으로는 한국사에 대한 이야기를 썼으되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책인가보다 했다.
문제가 술술 풀린다는 제목으로는 되게 중요한 대목 위주로 엮어나보다 하고 생각했던 정도.
그런데 책을 펼쳐보고 약간 당황했다. 펼치자마자 요점 주관식 문제부터 나왔던 것이다.
지명, 유물.유적, 사건.제도, 인물 이렇게 4가지 주제에 따라 33개 주관식 문제가 나와 있었다. 각각 33문제가 나와 있고 4가지 주제에 따른 문제들이 연이어 나온 것이 아니고 지명 문제 33 나온 후 숨은그림찾기 그리고 역사 퍼즐 같은 게 나온 후 유물.유적문제 33이 나오는 식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까 한국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채로 이 책 부터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가령, [ 고구려 장군 출신의 대조영이 698년 건국하여 초기엔 '동쪽 아침'이란 뜻의 '진단'으로 칭했으며, 한반도 북부와 만주 동부를 차지한 나라는?] 이런 질문에 대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만 먼저 본다해도 기억에 남거나 이 책에 언급된 내용들을 다음에 역사를 접하면서 주의깊게 듣게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초등학교 다닐 때, 아마 한 5학년 어느 날이었던 것 같다. 학년 주임이었던 담임 선생님께서는 자주 출장을 가셔서 학교에 오지 못하셨는데 그때마다 우리반은 마냥 조용히 앉아 "자습"이라는 걸 해야 했었다. 5학년짜리들이 무슨 자습을 하루 종일 하고 있었겠는가.
옆반 선생님께 번번이 야단을 맞아가며 떠들고 놀다가 책 읽는 척 하고... 그렇게 하루를 보내기 일쑤였다.
그때 우리반 어떤 아이가 학교에 책을 한 권 가지고 왔는데 무슨 상식문제가 담긴 책이었다. 그걸 우리반 반장이 보고는 그 아이에게 빌려서 교탁 앞으로 들고 나와 문제를 읽어줬다. 그렇게 반장이 책을 보며 문제를 내고 우리반 아이들이 맞추는 식으로 시간을 보낸 적 있는데 아는 문제, 모르는 문제 할 것 없이 정말 기억에 오래오래 남았다.
아는 문제는 아니까 기억에 남았고 모르는 문제는 대체 그런 것이 무엇인가 관심을 갖게 되더라는 사실.
그러니까 이 책 역시 그런 면으로 기억에 특별하게 남는 면이 있다. 답과 연결지어 문제만 읽어봐도 한국사를 공부하게 되는 효과가 있고 사실적이고 생생한 삽화가 있으며 다양한 문제와 퍼즐, 만화들이 끝까지 흥미를 갖고 책을 읽게 해 주고 있기도 하다.
그냥 한국사를 쭈욱 서술해 놓은 책이기만 하다면 금세 지루해지고 잠이 왔으련만 이 책은 좀 다르다.
아이들보다 내가 먼저 읽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