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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이도 하는 재테크 - 지금 10만원이 10년 후 내 가족을 먹여 살린다
이미진 지음 / 라온북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돈 없이도 하는 재테크라는 제목에 솔깃하여 읽었던 책이었다. 돈은 없으나 돈은 필요하다보니.
소득은 일정한데 아이들은 자라고 돈이 들어갈 곳은 많으며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니 그렇잖아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를 두고 생각이 많던 차였다. 나도 함께 버는 것 외에는 절약 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돈 걱정은 단 한번도 해 본 적 없이 자랐었다. 필요할 땐 언제나 부모님께서 넉넉히 주셨으므로 정기적인 용돈을 받은 적도 없었다.
어느때나 필요한 것을 말씀드리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채워주셨었다.
그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대학을 진학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부모님 곁을 떠나 살게 되었다. 부모님께서는 어느 정도의 용돈을 주고 가셨다.
1학년때는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학교에 다녀야 하는 곳에 집이 있어서 차비가 꽤 들었고, 각종 공과금, 학교에서 점심을 사 먹어야 하는 일이 잦았고, 책을 사서 봐야 하거나, 연주회 등에 참석하는 등 이런저런 지출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필요할때마다 받아 쓰던 것과 내가 가진 돈 중에서 이렇게 저렇게 나누어 지출을 하게 되는 것은 차이가 컸다. 그래서 가진 돈 중에서 절약할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씩 생활에 익숙해지면서는 내가 쓸 용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가까이 사는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우겠다고 찾아왔고 한두명씩 가르치며 받는 레슨비는 내 용돈이 되어 주었다. 그래도 생활비와 학비는 큰 금액이었다. 학비까지 레슨을 해서 버는 것보다 차라리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받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레슨은 조금만 하고 대신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다. 결과적으로 계속해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고 학비와 생활비를 내 힘으로 해결하는 셈이 되었다. 부모님께서 주시는 용돈은 저금통장에 잘 넣어두어서 손 대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다보니 부모님께서 마련해 주신 전세비도 내가 벌어서 갚고 싶었다. 단순히 일하고 벌고 모으는 것이 아니고 그렇게 작은 꿈들을 꾸게 되었다.
어느 정도 벌어 모으면 부모님께 전세비를 갚자. 그리고 다시 또 얼만큼 돈이 모이면 그걸로는 조그만 차를 한대 사자, 그리고 다시 또 돈을 벌어서는 유학갈 때 쓰자, 내 결혼비용은 내가 모으자, 작은 평수라도 아파트를 한 채 사자 등등.
학교를 졸업하자 학비 들 일은 없어졌고 레슨을 훨씬 많이 하게 되면서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저축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는 금리가 좋아서 돈이 돈을 벌어주는 것을 느꼈다. 그냥 은행 예금만 해 두어도.
부모님께 매달 돈을 부쳐 드리게 되었고 한번쯤인가는 동생의 학비도 줄 수 있었고 같이 살게 된 동생의 용돈도 꾸준히 주었다.
재테크 같은 데엔 아는 것도 없고 대단한 돈도 없지만 꾸준히 벌 수 있다는 것이 사는데에 여유로움을 주었던 것 같다.
나는 어딘가에 취직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프리랜서인 셈이었기 때문에 더 열심히 모았던 것 같다. 퇴직금도 없고 갑자기 일을 관두면 수입도 그날로 끝인 것이기 때문에 벌었다고, 모았다고 쉽게 쓸 수 없었더랬다.
요즘은 은퇴가 이르고 수명은 길어져서 경제력이 있을 때 대비를 잘 해 두어야 함을 느낀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경력 단절이 되다보니 다시 시작하는데엔 어려움이 느껴진다. 지금이야말로 절실히 필요한데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더 열심히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저자가 맨손으로 시작하여 2년만에 현금자산 1억을 만든 FP의 노하우를 다 담고 있다. 자신이 했던 방법들을 소상히 알려주고 있고 그래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 여겨진다. 그럼 나는...? 나는 저자가 아무리 다양한 좋은 방법들을 다 가르쳐 주었어도 내게 있어서는 버는 게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도 그 점을 이야기 하고 있다. 버는 돈을 다 빚 갚는데에 쓰는 걸로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다. 단 10만원이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재무설계를 하고 모아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꽤 구체적으로 명시해 놓은 갖가지 은행상품들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다만 이 책은 급하게 썼는지 문맥상 얼핏 이해가 안되는 문장이 한두문장쯤 보이고, 오타도 꽤 많은...
하지만 그런 건 이 책의 성격상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고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이 함께 사는 가족들과 이런 이야기는 자주 나누며 같이 준비해야 한다는 것과 스스로 하기 버겁다면 저자와 같이 재무설계를 해 줄만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다는 것 그리고 역시 벌어야 한다는 것 등에 대해서였다.
책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읽고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