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혼자 하는 매직 영문법
박노미 지음, 장연우 그림 / 두앤비컨텐츠(랜덤하우스코리아)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나는 중학교 들어가서 처음 영어를 배웠다.

처음 영어 선생님은 연세가 참 많은 남자선생님이셨는데 다년간의 경험으로 보다 우리에게 영어를 보다 재미있게 또한 회화도 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싶어하셨던 열정적인 분이셨음에도 불구하고 알파벳부터 배우기 시작한 우리의 실력과 선생님이 포부와의 격차는 퍽 컸다.

중2때 영어 선생님은 계속 외우고 시험보고 외우고 시험보고를 되풀이. 선생님께 뭘 배운 기억은 없고 (틀림없이 일년 내내 열심히 가르쳐 주셨을텐데) 외우고 시험 봤던 기억 뿐. 그런데 분명 그땐 다 외워갔었는데 지금은 아는 게 없는.. -_-+

그리고 중3이 되었는데... 엇 중3때 영어선생님은 아예 기억에 없다. 이게 어찌된 일이지? 내가 중3땐 다 놓고 놀았나? --;;

그리고 고1 때 영어시간도 기억에 없다. 다행히 고2때 영어수업은 기억이 난다. 담임선생님이 영어 선생님이셨던 덕분...

그 선생님은 영어를 무슨 공식처럼 가르쳐 주셨더랬다. 나는 암기력도 제로인데다 이해력도 떨어졌었는지 도무지 선생님께서 화살표 그려가며 가르쳐 주신 영어문법을 좀처럼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 떠올려보면 선생님 입장에선 가장 쉽게 가르쳐 주시려 노력하셨던 것 같은데. 그리고 지금 그 수업을 들으면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지금 기억나는 건 칠판 가득 적어주신 긴 영어문장과 난무했던 화살표들... 이 단어는 이리 가고, 저 단어는 저리 가고.. 하시며 막 화살표를 그리셨던.

고3땐 영어 선생님이 두 분이셨는데 한 분은 계속 읽고 해석하고 읽고 해석하고.. 일년 내내 선생님 혼자 읽고 해석하는것만 되풀이.

다른 한분도 비슷했는데 가끔 아무나 지적하여 읽기만 시키셨다. 하루는 내가 읽게 되었는데 다 읽고 나자 선생님께서 뜻밖에도 이런 말씀을 하셨다. "영어를 잘 하네~!"

아니 잘 읽었다거나, 우리말로 해석을 해 보라거나, 발음이 괜찮다거나..가 아니고 영어를 잘한다고??
헐...! 선생님 전 제가 방금 읽은 부분을 정확히 우리말로 옮길 줄도 모르는데요? ㅠㅠ 그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영어에 대한 필요성은 많은데 심지어 내겐 아주 절박하게 중요했던 시기도 있었는데도 극복(?)이 안된..

그래서 영어관련 책만 보면 자꾸만 다시 보게 되고 관심 갖게 되고. 아이들은 나같은 전철을 밟지 않게 하고 싶은 마음에 자꾸만 고민하게 되는게 지금의 내 형편이다.

우리집 아이들은 학교에서 수업 중에 하고 있는 영어가 지금 하는 영어공부(?)의 전부여서 아이들 학년이 올라갈수록 내 고민이 깊어지는 중이다. 그래서 단어도 알게 하고 문법도 가르치려는 중. 전엔 책만 읽어주고 영어 DVD 보게 하고 그랬을 뿐이어서...

위니의 혼자하는 매직영문법이라는 책은 제목에서도 딱 알 수 있듯이 영문법 책이다.

단어를 몇개 나열해도 급한대로 뜻이 통할 지는 모르겠지만 말을 제대로 하는 것, 글을 제대로 쓰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특히 처음 영어를 배울 때 쉽고 바르게 배워서 알 수 있다면야 더 좋겠지.

이 책은 영어를 배우는 초등학생 정도면 다들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학년이든.

컨셉트를 잘 잡았다고 여겨지는 것이 내가 봐도 일단 거부감이 없다.

마법주문을 외운다고 설명하며 영문법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레벨마다 마법 미션을 주어 그 미션은 마법주문 공식을 공부해야만 완성된다고 하며 영문법을 설명한다.

그리고 공식 이해하기, 셀프 체크, 마법차트(여기엔 시제 별로 적용해서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어놓음), 마법 표현법 ( 앞에서 학습한 내용을 활용하고 직접 문장을 만들어 표현해 보는 과정이 담겨 있다) 순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해 놓았다. 마법 공식에는 저자의 음성 강의가 수록된 QR코드가 있으니 활용해보면 훨씬 좋을 것이다.

이왕이면 아이들 혼자 알아서 하게 두는 것보다 곁에서 도와주면 좀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충분히 혼자할 수 있지만 설명이 곁들여지면 더 좋을 것 같아서.

특히 나는 소제목들이 좋았다. 마녀, 마법사가 되는 주문 : be동사, 절친 만드는 주문 : 동사의 현재형과 과거형, 평범한 빗자루와 마법의 빗자루를 구분하는 주문 : 관사, a, an, the ... 핑계 댈 때 쓰는 주문 : 현재진행형, 과거진행형., 떼쓰는 주문 : 현재완료, 과거완료, 기록을 세울 때 쓰는 주문 : 현재완료 진행형... 엄마가 싫어하는 주문 :분사구, 두 개의 주문을 동시에 : 접속사. 이런식이다.

그리고 시각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어쩐지 더 쉬운 기분이 든다. 그것도 이 교재의 강점.

영문법이 갑작스럽게 변할 일은 없고, 어떡하면 보다 쉽게 이해시키며 활용할 수 있게 해 줄까 싶은데 영문법이 갑자기 쉬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부담감은 없이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인 것 같다. 좋은 책도 많은데 애들 공부할 때 나도 같이 해서 나도 영어 좀 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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