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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 수치에 속지 마라 (2015 세종도서 교양부문) - 의사가 말하지 않는 콜레스테롤의 숨겨진 진실
스티븐 시나트라, 조니 보든 지음, 제효영 옮김 / 예문사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콜레스테롤에 대해 특별하게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각종 매체를 통해 숱하게 들었지만 나는 아직 젊으니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여겨고 흘려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재작년 건강검진을 받고 결과를 보니 뜻밖에도 콜레스테롤 수치에 이상(?)이 생겨있었다.
좋은 콜레스테롤이 부족하고, 나쁜 콜레스테롤 치수는 보통이라고 나온 것이다. 그래도 나는 큰 걱정이 되지 않았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일단 콜레스테롤이 내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고, 둘째는 나쁜 콜레스테롤이 많지만 않으면 되는 거 아닌가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담당 의사선생님도 별다른 처방없이 과일, 채소 많이 섭취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라는 이야기만 해 주었다.
다만 빈혈이 심하니 오랫동안 빈혈약을 먹어야만 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철분제를 처방받았다.
평소에 육식을 하는 편이 전혀 아니어서 채소와 과일 많이 먹으며 운동을 열심히 하면 되는가보다 하고 막연히 생각했고, 그리고 그 후로 운동은 시작했지만 식습관을 바꾸는 건 쉽지 않았다. 예전과 비교해서 특별히 달라진 밥상이 아닌채로 그냥 살고 있다.
몇년 전, 셋째를 임신했을 때 갑자기 숨이 가쁘기 시작했다. 가만 있어도 100미터 달리기를 막 마친 사람처럼 헐떡헐떡 숨을 몰아쉬게 된 것. 뿐만 아니라 가슴이 답답해서 잠잘 때 누워서 잘 수도 없는 형편이 되었다.
그땐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내 보험은 따로 없었던 터라 병원에 가서 알아보기도 어려워서 열달 내내 앉아서 잤다.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 그렇게 열달, 낳고 나서도 한달 정도는 그랬던 것 같다.
다른 여러가지 이상도 수없이 많았지만 임신 중이라 그렇구나 하고 넘겼다. 그리고 정말 출산 후엔 대부분의 증상들이 호전되거나 완화되거나 사라졌다. 숨이 차거나 가슴이 답답한 것도 그럭저럭 견딜만 하게 되었다.
그렇게 살다 막내가 14개월이 되었을 때 귀국을 했고, 몇달 후 나는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다시 숨이 몹시 차며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해서 병원을 찾았던 것이었는데 결과는 빈혈과 함께 심장에 구멍이 있다고 했다.
빈혈은 원래 좀 있었는데 꽤 심한 상태였고 심장의 구멍까지 생겨서 (노화가 원인이라고 했다. 왜 벌써 생겼을까? 하며 의사선생님께서 갸우뚱.. --;;) 그런 것 같다는 게 진단의 결과였다.
요즘은 빈혈약을 복용하고 있다. 그 외엔 따로 먹고 있는 약은 없고.
그런데 빈혈은 약만 꾸준히 먹으면 되는 거였음에도 쉽게 좋아지지 않았다. 빈혈약 복용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고...
의사선생님께서는 "내가 빈혈인가 보다" 하고 약만 먹는다고 능사가 아니라고, 빈혈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지 않으면 심장이 과로하게 됨으로 심장의 근육이 두꺼워지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결코 심장에 좋은 일이 아니라고 했다.
일리있는 이야기였지만 빈혈을 유발할 만한 이유는 상당히 많았고 빈혈약은 먹고 있으나 아직까진 상태가 그저 그렇다.
내 몸 안에서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 채로 그냥 심장이 좀 그런 상태라는 것, 빈혈이 아직도 심한게 문제라는 것, 그리고 콜레스테롤 수치는 그 후 어떻게 바뀌었을지 아직 모른다는 것 정도에 대해 인지만 하고 있다.
그러다 이 책을 보게 됐다. 제목이 <콜레스테롤 수치에 속지 마라>여서 내용이 사뭇 궁금했다. 각종 심장병의 원흉으로 지목된 콜레스테롤의 누명을 벗겨준다는 설명도 보였다. 응?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장병이 관계있다고 여겨져 왔던 모양이네? 그런데 누명을 벗겨준다는 걸 보니 그것이 또 진리는 아니었던 건가보네? ... 이런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콜레스테롤, 심장질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니 아무래도 훨씬 관심이 갔다.
읽다보니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이 생각보다 많았다. 건강에 관심이 많다보니 주워들은 것들이 은근 많았던 모양이다.
아니면 나도 이 정도는 아는 걸로 보아 어쩌면 다른 사람들도 꽤 아는 이야기들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잘 알려진 의학 상식들도 아주 상세히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고, 반면 잘못 알려져 있던 것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이야기 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검사 결과로 인해 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읽어보면 좋겠고, 그 외에도 유익한 정보와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은 콜레스테롤은 인체에 꼭 필요한 물질이고 이것이 심장질환을 일으키므로 반드시 약물과 저지방 식단을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반드시 낮춰야 한다는 기본 상식이 잘못된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런데 나는 콜레스테롤이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알려져 있었던 사실을 몰랐던 탓에 새롭지 않았다는 엉뚱한 사실...
대신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염증, 산화, 당분, 스트레스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것은 내게 큰 수확.
나는 그러고보니 염증이 많다. 첫아이 임신 중에 처음 생겼던 방광염이 그 후로 조금만 피곤하다 싶으면 감기보다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먹어야 했던 항생제, 소염진통제는 대체 얼마나 많았던가. ㅠㅠ 염증의 원인이 산화라고 한다.
그리고 콜레스테롤이 우리몸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데 나는 좋은(?) 콜레스테롤이 부족하다고 했었으니 그래서 자주 아팠나 하는 생각도... 콜레스테롤이 없이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고 한다. 세포와 세포막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 특히 다른 핵심 물질들이 만들어지는 뼈대 역할을 한다고...
어쨌든 이 책에서 해 주는 이야기는 콜레스테롤이 얼마나 인체에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것,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한다고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 심장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은 다른 이유들이며 심장에 좋은 것들이 어떤 것들인지, 생활 속 건강한 심장 만드는 법, 심장을 위한 영양보충제에 대한 설명, 지방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 한다는 이야기, 포화지방이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고 대신 트랜스지방은 대단히 해롭다고 경고 하고 있다. 또한 심장질환의 범인이 "당" 이라는 사실도. 당은 반드시 줄여야 한다고.
꼭 내게 필요한 이야기들이었는데 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 나빠지기 전에 먼저 잘 알고 건강을 위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의학상식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혼란스러울 때가 실은 참 많다.
어떤 가설에 따라 상반되는 주장을 펼치기도 하니 그 분야의 상식이 없는 나같은 사람으로서는 아무리 혜안을 갖고 선별해서 취하려 들어도 쉽지 않다. 그리고 모두에게 다 절대적으로 "딱 그렇다"고 말할 수 없는 것들도 많은게 사실이고.
그러니 자신의 건강과 상태에 대한 바른 진단도 우선 필요하고, 좋지 않다고 만류하는 것들은 피하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좋다고 알려져 있거나 소개되어 있다고 해서 맹신하고 과용하는 것도 위험한 일이지 싶다. 과유불급이라고 좋은 것이라도 과하면 탈을 일으키기 마련이니.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연구와 논의가 이루어지고 우리들의 건강을 위한 의학도 더 발전하며, 도움이 되지 않는 약물을 잘못 알고 쓸데없이 복용하는 일도 없도록 해야겠다. 건강을 지키는데엔 스스로의 노력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곁에 두고 자주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