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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월300 - 여유롭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돈 관리법
조재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경제적인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자랐었다. 부모님께서 직장생활을 하셨고 굉장히 검소하게 사셔서 내가 받는 혜택이 컸다.
그리고 설사 부모님은 어떻게 느끼셨든지 딸인 나에게는 경제적인 면에 대해 아무런 고민 없이 키우고 싶어하시는 의지가 두분 다 강하셔서 나는 '부족함 없는 생활' 정도가 아니고 '대단히 풍족하고 여유롭게' 살았더랬다.
그러다 대학을 진학하면서 나는 서울에서 혼자 자취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덕분에 스무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나에게 경제관념이라는 게 생겼다.
부모님께선 용돈을 충분히 부쳐 주셨지만 전세비, 생활비, 학비 등을 내가 알면서 살게 된 이상 절대로 돈을 허투루 쓸 수는 없었다.
부모님께서 얼마나 아끼고 사시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얼마나 성실하게 살고 계시는가에 대해서도 너무나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엔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전공을 살려 피아노 레슨을 했는데 학생인 내가 하는 정도로는 내 용돈벌이 정도 밖에 안되었다. 부모님께 받은 용돈은 잘 모으고, 나는 레슨을 하고 그리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학교 생활에 가장 충실히 했다. 덕분에 나는 장학금을 받아 학비를 해결할 수 있었고 통장을 만들어 저축을 착실하게 해 나갔다.
그땐 큰 계획없이 일단 학교 졸업할때까지 학비를 스스로 해결하고, 생활비를 마련하는것이 목표였고, 학교를 졸업한 후엔 돈을 모아 유학자금이나 결혼준비하는데에 쓰려고 마음을 먹었었다. 돈을 나누어 하나는 유학자금으로 하나는 결혼자금으로 모은 것은 아니고, 유학을 가거나, 결혼을 하거나 둘 중 하나를 해결하는데에 써야지 하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저축액이 정말 조금씩 불어나면서 부모님께서 마련해 주신 전세비를 돌려드리고 그 집세를 내 힘으로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나 혼자 공부하고 돈을 벌며 그렇게 쭉 살았으면 나는 꽤 돈 벌고 모으는 재미로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땐 따로 어딘가 투자를 하거나 하지 않고 그냥 은행에 적금을 들어놓는 것 만으로도 이자율이 나쁘지 않아서 금세금세 돈이 모이고 돈이 많을수록 돈이 더 빨리 불어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다 금융위기가 오고 이자율이 형편없어지고 그런식으로 돈을 모으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될때쯤 나는 결혼을 했고 직장이 없어졌다. 그냥 아이를 셋 낳아 키우며 사는 전업주부가 되었다. 우리부부 뿐 아니라 아이를 셋이나 낳아 키우려고 보니 특별하게 들이는 데가 없음에도 버는 것에 비해 써야 할 항목이 많았다. 돈을 모은다는 것,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한다는 것에 대해 아무리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자식들을 내 노후대책으로 생각하고 싶은 마음은 없고, 또한 부모님께 손벌려 산다는 것도 전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나중을 생각하면 고민이 참 많이 되곤 했다. 마음은 그러한데 부모님께 상당부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기도 하고.
부모님께서 은퇴를 하셨음에도 도움을 주실 수 있는 것이 어머니께서 연금을 받고 계시기 때문이다.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으신 것.
그래서 나는 연금이 얼마나 유익하고 유용하게 쓰이는지에 대해 늘 관심이 있었다. 최근엔 할아버지께서 주택연금을 받으시는 것도 보았는데 노년에 얼마나 큰 쓰임이 있는지 잘 알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이 책에 더 큰 관심이 갔다. 죽을 때까지 월 300. 은 참으로 솔깃한 얘기가 아닐 수 없지만 지금의 내 현실에 비추어 나는 노후대책을 하는데에 도움이 될만한 어떤 방법이 있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읽었다.
이 책은 15년간 경제 전문 기자로 활동해온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체험한 연금 재테크의 모든 노하우를 담고 있다. 조목조목 짚어가며 알기 쉽게 쓰고 있어서 나 같은 개념없는 사람이 읽어도 이해가 되고 도움이 되는 그런 책이었다.
연금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만 쓰고 있지 않고 자영업자나 전업주부를 위한 방법도 일러주고 있다. 연금의 종류와 저마다의 상황에 보다 걸맞는 연금에 대한 정보 제공도 해 주고 왜 연금화 시켜 놓아야 좋은지에 대해서도 설득력있게 설명해준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안일하고 대책없는 생각 속에 있었다면, 혹은 앞으로의 노후를 어떻게 해야 좋을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면, 그리고 나이의 많고적음에 상관없이 모두가 다 꽤 적절하고 유용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기사를 보니 연금제도도 자꾸만 바뀌는 듯 하다. 점점 전체적으로 경제적인 상황이 나빠져서 그런지 이래저래 어려움이 많은 듯 싶다. 조금이라도 더 일찍 자신에게 잘 맞는 연금의 종류를 알고, 노후 대책을 잘 마련해야 좋을 것 같다.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지만 질병의 위험도 있고, 자녀의 부양과 부모님 봉양 등을 생각할 때 마냥 현재의 젊음과 월급만 믿고 살 수는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현재를 살고 지혜롭게 노후를 대비해 놓을 필요가 있고 그럴 때 이 책은 도움이 많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