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떠나는 영성순례 - 이어령의 첫 번째 영성문학 강의
이어령 지음 / 포이에마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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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박사님이야 더 소개할 필요도 없는 분이고... 그분의 책 <지성에서 영성으로>와 지금은 고인이 된, 장녀 이민아 목사님의 이야기와 글도 여러 번 듣고 읽었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큰 감동과 은혜가 되었던 터라 이어령 박사님이 쓰신 <소설로 떠나는 영성순례>라는 책이 새롭게 나왔다길래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되었다.

2013년 "소설로 찾는 영성순례"라는 제목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했던 강의 내용을 보완하고 다듬어 발간한 책이라고 한다.

예수님 다니신 길을 따라 영성순례를 하고자 하였으나 먼 거리 여행이 어려워 문학을 통해 영성순례를 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이 책을 통해 영성순례를 떠나게 되는 문학 작품은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말테의 수기>, 앙드레 지드의 <탕자, 돌아오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 다섯 작품이다.

이 중엔 읽어 본 작품도 있고 처음 보는 작품도 있었는데 이 책 <소설로 떠나는 영성순례>를 읽는 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오히려 다섯 작품 모두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해 주었다.

그리고 초판 한정으로 앙드레 지드의 <탕자, 돌아오다>의 완역본이 별책부록으로 나와 있어서 이 소설까지 한 작품 더 읽어볼 수도 있다.

무신론자에서 지금은 본인이 고백하는 영성인이 되었다는 사실과 장녀 고 이민아 목사님의 삶을 놓고 볼 때 나는 항상 마음이 아리다.

몇 대를 이어 크리스천이었던 나는 믿음을 갖는 데에, 그리고 믿음을 지키며 살아가는 데에 어려움을 겪어 볼 일이 없었다. 때때로 시들해지거나 연약해지거나 의심이 뭉게뭉게 일어나는 시기도 분명 있었으나 그것은 내 삶과 내 신앙의 문제였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다시 회복되곤 했다. 그때마다 깊은 회개가 뒤따라야 했고.

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도 이런 배경이 아니었다면 과연 믿음을 갖게 되거나 지킬 수 있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래서 무신론자였던 분이 영성인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계기에 늘 관심이 간다. 나라면 과연 그런 일들을 겪었을 때 믿음을 굳건히 지킬 수 있었겠는가 하는 생각을 늘 하게 된다... 그리고 그분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참 신선하다. 마음을 찌르는 듯한 느낌도 받게 되고.

소설로 떠나는 영성 순례 역시 그러했다. 누구나 자기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기 마련이다. 크리스천은 또한 크리스천의 관점으로 세상을 대하고 문학을 읽고 음악을 듣고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볼 땐 역사 이야기인 것이 다른 사람의 눈으로 읽을 땐 사랑 이야기가 되고 또 다른 사람이 읽을 땐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하는 것 같다. 예배당이 아닌 곳에서, 성경이 아닌 다른 책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영성을 느끼는 것은 은혜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하나님은 교회 안에만 계시는 분이 아니시니 마땅히 우리는 삶을 통해 어느 곳에서나 그 사랑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 맞지만.

어쨌든 <소설로 떠나는 영성순례>를 통해 그동안 타성에 젖어 혹은 몰라서 그것도 아니면 어렵고 힘드니까 외면해 버린 내 삶 속에서의 믿음을 다시 한번 챙겨 보게 되었다.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서 세상을 보고 살아가는 자세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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