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ual Thinking으로 하는 생각 정리 기술
온은주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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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쉬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앞, 뒤, 옆자리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모여 앉아 연습장을 꺼내놓고 각자 연필을 든 채로 그림을 그려가며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주로 "어제 그 드라마 봤어?" 로 시작해서 열심히 장면 장면 기억해 내어 그려가며 흉내내고 서로 이야기 나누었던 것.

그림을 잘 그렸던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연습장 빽빽히 그려가며 이야기 나누다 보면 다른 건 몰라도 그냥 얼굴 마주하고 이야기만 나누는 것보다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일단 연습장과 연필을 꺼내는 것과 같은 말이기라도 한듯이 그랬다.

얼마전 아이 학교에서 학부모를 상대로 하는 세미나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여러가지 프로그램 중에 마인드 맵이라는 걸 가르쳐 주는 시간이 있었다. 결혼 후 내내 전업주부로만 살다시피 하다보니 내가 어디가서 새로운 걸 배울 기회는 많지 않다. 써 먹을 일도 별로 없고.

책을 통해 배우는 경로가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데. 암튼 아무래도 나는 이삼십대 시절에 비해 현재에 어둡다는 생각을 간혹 하게 된다.

마인드 맵도 그 날 처음 보았던 것 같다.

학교 다닐땐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연습장마다 그려가며 이야기 나눴던 시절도 있었음에도 지금은 그림보다는 글이 더 가깝고 그 글 역시 내가 쓰는 일 보다 읽는 일이 더 빈번하게 된 요즈음.

사실 현대야말로 보는 시대라고 해도 좋을만큼 다양한 미디어가 발달되어 있고 정보가 넘쳐나 이목을 끌 이미지, 비주얼은 참 중요한데.

그러고보니 우리 딸은 그런 것들을 이용해 독서록을 쓰고 일기를 쓰고 프리젠테이션을 하더라. 독서록도 글로만 느낌을 정리해서 쓰는 게 아니고 그림으로 곁들여 표현을 하거나 몇컷짜리 만화로 만들거나 곁에 삽화를 넣거나 해서 이해를 돕더라는 사실.

나는 그런 모습이 처음엔 참 생소했는데 아이는 무척 수월하고 재미나게 그런 기록들을 남기고 그렇게 해 놓으면 들춰보는 나도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재미가 더 있었다.

가령 일기를 쓴다면, [나는 오늘 시간에 를 연주했는데 잘 했다고 칭찬을 받아 기분이 . ] 이런 식인데 나는 제대로 표현을 못 했지만 아이는 문장들 사이사이의 단어를 이렇게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느낌을 표정으로 담기도 하고 그냥 있었던 사실 자체를 그림으로 그리기도 하고 그러는 것을 보았다. 아무래도 시각화 하면 여러모로 눈에 띄고 기억에도 오래남고 또다른 자극과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비주얼 씽킹에 대해 총정리하여 가르쳐 주고 있다.

비주얼 씽킹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어디에 쓰이는지, 어떻게 하는건지 등등을 정말 자세히 가르쳐 준다. 심지어 펜을 고르는 것에 대해서까지도 가르쳐 준다. 막상 오랜만에 펜을 손에 쥐고 뭔가를 그려서 표현해 보려 들면 좀 막연한게 사실인데 그럴때 무엇을 어떤식으로 그려가면 좋을지를 가르쳐 주는 책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습장까지 부록으로 들어 있어서 책을 통해 배운 것을 해 보며 연습할 수도 있게 되어 있다.

직장인들이 세미나 발표할 때도 좋을 것 같고, 아이들이 공부할 때도 좋을 것 같고, 나처럼 전업주부도 이렇게 기록해 가는 습관을 들이면 안 쓰던 뇌 근육과 손을 써 보게 되어 또 좋을 것 같고, 능력만 된다면 그린 것을 이용하여 블로깅을 할 때 써도 재미날 것 같다.

다만 나는 그림을 너무 못 그리는데...?! 하는 생각을 나처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비주얼 씽킹을 위해 그리는 그림은 그렇게 정교하거나 어렵게 그릴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수준 높은 그림 솜씨가 필요한 것도 아니며 어떻게 그리는 것인지를 가르쳐 주므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손을이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타이핑 하는 것보다 직접 연필 쥐고 쓰거나 그리는 것 등등) 나는 충분히 동의한다.

나도 열심히 연습해서 잘 활용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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