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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터의 고뇌 ㅣ 꿈결 클래식 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민수 옮김, 김정진 그림 / 꿈결 / 2014년 10월
평점 :
워낙 유명해서 읽은 적 없어도 마치 읽은 것 같은 소설. 젊은 베르터의 고뇌.
사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더 알려져 있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이 소설은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들어왔던 그 시절, 일본어의 영향으로 베르테르로 번역되었는데 원래 발음은 베르터에 가깝다고 한다. 슬픔도 영어 제목을 번역하다 보니 슬픔이 되었으나 고뇌에 가깝다고.
나는 뭐 영어 제목도 모르고 독일어도 모르므로 이렇다 저렇다 할 입장은 아니지만 익숙하던 제목이 아니어서 처음엔 살짝 생소했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니 이제 내겐 베르테르보다 베르터가 더 익숙해졌고 읽어보니 슬픔을 넘어선 깊은 고통과 고뇌가 정말 느껴졌다.
이왕이면 이토록 유명한 작품은 원제에 더 충실하면 좋을 것 같다.
고전 작품인데다 많은 출판사에서 이미 수없이 출간한 책이라 내용이 새로울 것은 없다. 한참 전에 죽은 괴테가 보완해서 새로 쓴 것도 아니고. 다만 내가 이번에 읽은 꿈결 클래식에서 나온 책의 차별화된 점을 살펴보자면 26컷의 컬러 삽화가 삽입되어 있다는 것과 책과 작가 그리고 그 시대적 배경을 짐작해 볼 수 있는 해제가 실려있어 책을 읽는 데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겠다.
내용은 복잡하지 않다. 청년 변호사 베르터가 어느 지역에 상속문제로 일하러 갔다가 로테라는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로테는 이미 알베르트라는 약혼자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결국 알베르트와 결혼을 했고 베르터는 절망감을 이기지 못해 권총 자살을 한다. 물론 실연 한 가지로 자살에까지 이른 것은 아니었다. 극복하고 잊어보기 위해 다른 지방으로 떠나기까지 했음에도 실연의 아픔과 더물어 신분제 사회에서 겪게 되는 부조리 등 그 시절을 거치는 젊은이들이 겪는 내적 갈등과 좌절을 겪는다.
서간체 형식으로 되어 있어 일인칭 독백이 이어진다. 베르터의 죽음 이후부터 제 삼자의 설명하듯한 문체로 바뀌는데 거기서도 사이사이 베르터가 남긴 편지들이 섞여 있어 - 하게, -하오체로 쓰여 있는 대목이 책의 전반을 이룬다.
친구를 죽음으로 몰아간 비운의 사랑과 괴테 자신의 실연이라는 체험에 바탕을 두고 있는 이 작품은 4주 만에 괴테가 써 내려간 작품이라고.
큰 사랑을 받았으나 베르터(베르테르) 효과라고 불리는 신드롬의 제공자가 된 책이기도 하다. 우울증과 모방 자살을 일으킨다고 판매금지된 적도 있었다고. 그도 그럴 것이 모방 자살자가 무려 2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다.
베르터 효과에 대해서도 익히 알고 있었고 그래서 모방 자살자가 있었다는 것도 당연히 알았으나 2000여명에 이를 줄이야..
이 책을 읽을 때 서간체에 생소함을 느꼈던 나는 예전에도 이 책을 읽다 말았던 것 같다. 너무 어릴 때 읽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시절에 읽다 말았던.. 그런데 이제 와 다시 읽어보니 아아 너무 슬픈 거다. 어릴 때 읽지 않기를 얼마나 잘한 일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모두 동의하기에는 내가 나이를 어느새 많이 먹어 그 시절을 어떻게든 지나왔음에도.
한참 고통스러운 가운데 있는 청춘에게는 차마 권할 수 없지만 삶의 지혜와 위로를 엿볼 수 있는 데에는 역시 고전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과 같은 시대에 고작 실연이나 저런 정도의 아픔으로 무슨...?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으나 막상 읽어보면 어느 시대, 어느 청춘이나 겪고 지나갔을 시기를 이렇게 절감하게 쓰고 있음에 그 시기를 이미 지나버린 사람으로서 읽었음에도 그 아픔이 살아있는 듯이 다가왔다.
꿈결에서 나온 젊은 베르터의 고뇌에는 깊이 있는 해제가 있어 한결 작품을 대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