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아이와 말할 때 화가 날까 - 우리 아이 언어로 디자인하라
임영주 지음 / 경향BP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전업주부인 나는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단연 많다. 따라서 아이들이 나를 보며 자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세 아이가 놀면서 내 말투, 내 표정, 내가 했던 말까지 똑같이 따라하는 것을 보면 깜짝 놀랄만큼이다.

그만큼 아이들은 나를 보고 있고 나를 답습한다. 그러므로 나는 아이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인만큼 나의 행동과 말투 하나에도 나름 신경을 쓰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자랄수록 나는 말 해 놓고 뉘우치는 일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자꾸만 화를 내고 있는 나 자신도 느끼며 후회할 때도 많다.

나는 결혼 전에 여러 연령층의 사람들을 상대로 피아노를 가르쳤었다. 다섯살 어린 아이로부터 내 나이보다도 많은 성인에 이르기까지 만나 레슨을 했는데 그 때 만났던 아이들의 엄마는 저마다 다른 모습들을 보여줬었다.

어떤 엄마는 열의가 가득했고, 어떤 엄마는 따뜻했고, 어떤 엄마는 게을렀고, 어떤 엄마는 무례했고, 어떤 엄마는 차가웠다.

그 모습들은 타인을 대할 때의 모습만이 아니고 자신의 자녀를 대할 때조차도 같은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아이에게 따뜻하거나 다정한 모습으로 대하는 엄마의 모습보다는 아이를 향해 웃어주지도 않고 늘 피곤하다는 표정과 심드렁한 답변으로 일관하는 엄마도 있어서 늘 놀라웠더랬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렇지 어쩜 저렇게 자기 자식에게 몹시 귀찮다는 내색을 팍팍 풍기며 눈 마주쳐 웃어주지도 않을까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아이를 낳아 키워보니 그 엄마가 제일 이해가 되었다.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도 그렇게 되는 날도 있더라는 사실. 그게 얼마나 아이에게 상처를 줄까 싶으면서도 그게 또한 결코 옳지 않다는 것도 느끼면서도 그렇게 되더라...

얼마전에도 그랬다. 별 얘기도 아니었건만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화를 내고 있는 나 자신을 깨닫고 대체 이 악순환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매일매일 다짐하는데 왜 나는 어느새 아이에게 화를 내고 있고 제대로 된 훈육을 못하고 북돋워주거나 사랑이 담겨 있거나 하는 말, 그런 대화를 못하는가 하고 말이다. 책을 수없이 읽고 배우며 깨달았어도 정작 내 삶 속에서 적용이 안된다면 다독이 다 무슨 소용이 있는가 하면서...

그래서 이 책은 더 관심이 갔던 것 같다. <나는 왜 아이와 말할 때 화가 날까> 하는 제목을 읽는 순간 "내 얘긴데?!"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고 예상 밖의 이야기들을 읽어가며 다시한 번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단순히 아이들이 엄마를 보고 배우기 마련이니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줘라, 나 전달법으로 이야기 하는 게 좋다, 부모부터 잘해라 결국은 부모가 문제다.. 이런 류의 원론적인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지 않아서 고마웠다.

아이의 성장 발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 바로 부모의 말이며 그것은 아이의 모든 것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그래서 말 한마디의 무게와 중요성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마음으로 읽어갈 때에 4부분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 최고의 습관, 언어. 2. 부모의 말로 기 살리기 & 기 죽이기. 3. 부모의 말이 아이를 키운다. 4. 일상의 말로 디자인하라. 는 큰 제목으로 나뉘어 있고 각각의 소제목 하에 실례를 들어가며 이해하기 쉽게 쓰고 있다. 그리고 그 각각의 말미에는 바른 언어 사용의 예를 들고 있어서 상황에 따른 올바른 (바람직한) 대화들을 팁으로 일러주고 있다.

몰라서 못 썼던 건 아니지만 다시금 아이와의 바른 관계와 그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언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특히 사회성 지수관련 부분과 형제자매애를 강조해왔던 말의 바른 표현, 잔소리와 훈육을 설명한 부분은 더 도움이 되었다.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아이를 키우고 보다 존중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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