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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실, 하늘이 낸 수수께끼를 푼 소년 - 조선시대 천재 천문학자 ㅣ 창의력을 길러주는 역사 인물 그림책
박혜숙 글, 이지연 그림 / 머스트비 / 2014년 10월
평점 :
난 위인전을 안 좋아했다. 읽을 때마다 칭송 일색인 글도 부담스럽고 믿어지지 않았는데다
특히 글 가운데에 대화 장면이라도 섞여 있으면 책을 탁 덮어 버리고만 싶어졌더랬다.
녹음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기록이 남아 있는 것도 아닌데
아마도 그랬으리라 상상하며 그 상황과 대화를 적어 넣은 대목이 내겐 너무나 이상하게만 여겨졌기 때문이다.
어릴 때 학교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매일 들르던 친구집이 있었다.
그 친구가 위인전집을 샀다는 얘기에 책을 읽고 싶어 빌려 읽느라 매일 들러 한권씩 빌렸던 것.
대단한 거 발명하면 위대한 사람인거야?
이런 위대한 일을 했던 사람들은 흠 하나 없이 이렇게 어려서부터 쭉 남다르고 훌륭하게만 살다 죽은거야?
하는 반발심과 설마 이렇게만 살았겠어?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냥 새 책 읽는 재미에 매일 빌려다 읽었더랬다.
덕분에 그나마 유명인들이 왜 유명해졌는지에 대한 상식을 갖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대학 졸업 후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면서
어느날 그 아이들의 집 책장에 꽂힌 책들을 유심히 보았는데
각 집마다 위인전집이 꼭 있었다.
위인들의 면면을 쭉 훑어보다 그제야 느낀 건 위인들의 장점을 보다 부각시키고
돋보이게 하려는 장치들이었을 뿐 정작 봐야 할 것은 따로 있었는데
내가 너무 삐딱하게 세상을 보고 살았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비범하고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고 여느 사람과 똑같은 사람,
어떨땐 보다 혹독한 환경, 나쁜 조건 속에서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이 특별해질 수 있었던 것은 주어진 환경에 굴복하거나 넘어지지 않고
보다 나은 상황으로 바꾸고 자신을 발전시키며 더불에 세상을 이롭게 했던 사람들이더라는 것이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그것을 극복해 내는 힘.
그것이 읽는 독자로 하여금 동기를 부여받고 해 보자 하는 마음을 더 갖게 되기도 하더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