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로는 어떻게 산을 옮겼을까?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40
아놀드 로벨 지음, 김영진 옮김 / 길벗어린이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10년도 더 전에 중국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온 적 있다.

죄다 큼직큼직했던 것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중국.

산은 높고 계곡은 깊고 건물은 넓고 사람은 많았던 곳.

그 중에 이화원에 갔던 날이 유난히 기억나는데

이화원은 서태후의 여름별장이었던 곳이다.

거기 가면 인공호수와 함께 그 곁엔 제법 높은 산이 있는데

인공호수를 만드느라 파 낸 흙을 쌓아 그 산을 만들었다나.

아무리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어도 그렇지

어떻게 깊고 넓은 호수를 만들고, 산을 쌓도록 사람을 부리는가 싶어

괘씸한 심정에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 있는 곳이다.

우공이산이라는 말이 있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 말이다.

뜻은 가상한데 막상 상상해보면 까마득한 일이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을 옮길 만큼의 우직함을 가진 사람도 있단 말이지?

불가능해 보이지만 이화원에 있는 만수산처럼 산을 만드는 게 불가능하지만도 않은 걸 보며

지레 겁먹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는 게 참으로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이따금 하곤한다.

그런데 이 책, <밍로는 어떻게 산을 옮겼을까?>를 보면

정말로 산을 옮기려고 하는 밍로 부부이야기가 나온다.

우직하게 무슨 일을 끝까지 열심히 해 내는 사람들 얘기가 아니고

정말로 자기 집 곁에 솟아 있는 높은 산을 옮기려 드는 부부의 이야기가 말이다.

 

 

 

우공이산을 패러디한 작품이란다.

그림이며 분위기가 딱 중국인데,

작가는 아놀드 로벨이라는 서양사람.

오 뭔가 흥미롭다.

 

 산 바로 아래 집이 저렇게 있다보니 불편한 점이 많더라는 밍로 부부.

 

 

여러모로 불편함이 많았던 밍로의 아내가 이렇게 투덜거린다.

이놈의 산 때문에 못 살겠으니

이 집에서 마음 놓고 살려면

저 산을 다른 데로 옮겨야겠다고.

 

 

 

 

 

그래서 남편 밍로는 지혜로운 노인을 찾아간다.

갈때마다 담배를 피우며 골똘히 생각하다 묘안을 하나씩 전수해 주는 저 노인.

그런데 묘안이라고 알려준 방법들이 하나같이 우스꽝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진장 진지하게 하라는 대로 하는 밍로 부부.

하지만 역시 산이 옮겨지지 않고 여전히 불편하기만.

그때마다 밍로는 다시 저 노인을 찾아간다.

노인은 역시 담배를 피워대며 지혜를 짜낸다.

갈때마다 더 많이 피어오르는 담배연기 그림을 보고 있다보면

노인도 더불어 고민이 꽤나 많아 보이는 그런 느낌. ㅎㅎ

결국 지혜로운 노인의 마지막 묘안대로 밍로부부는 실행에 옮기고

그들은 드디어 "산을 옮겼다!"

으응 정말?

어떻게 옮겼는지는 책을 읽다보면 알 수 있는데

되게 황당하고 우습다.

뭐야 이게~ 싶으면서 유쾌해지는 느낌.

 

 

 

'익살스럽고 절묘하고 독창적인 이야기와 유쾌한 그림'.

이 설명이 참 잘 어울리는 이야기.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한바탕 웃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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