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 무민, 밈블 그리고 미이에 관한 이야기 무민 클래식 3
토베 얀손 글.그림, 이유진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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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 속 동물이라고 한다.

저기 하얀 하마 비슷하게 생긴 동물이 바로 무민이다.

그 곁에 팔짱 끼고 있는 애가 밈블.

책 하단에 우유통을 끌고 마냥 즐거워 보이는 아이가 미이.

무민, 밈블, 미이에 관한 이야기라니까 최소한 누가 무민이고 밈블이며 미이인지는 알고 봐야지.

 

책이 첫장부터 여기저기 다양한 모양으로 구멍이 뚫려 있다.

이야기와 연관있는 구멍들인데 그림과 뚫려 있는 그것만으로도 꽤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그 다음 장면이 궁금해지는 것.

게다가 책에서도 모든 문단의 끝문장이

"생각해 봐요.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이다.

그러니 궁금해하지 않다가도 한번쯤 생각해보고 다음장을 넘겨보게 된다.

 

 

 

 

핀란드 동화 작가 토베 얀손이 1952년 발표한 책이 바로 이 책,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이다.

무민 시리즈를 몇편 썼는데 그림 실력도 좋아서 직접 쓰고 그렸다고.

무민이 심부름을 다녀오는 길에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 내용인데

홀로 심부름을 다녀오는 길은 심부름을 잘 마쳐야겠다는 책임과 의무감이 드는 것과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또 도중에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기 마련인 듯.

무민도 심부름 다녀오는 길에 동생 미이를 잃어버린 밈블을 돕기도 하고

그러는 중에 갑자기 나타난 여러 사건과 만나기도 한다.
각각의 등장인물과 사건들이 서로 무슨 연관이 있나 생각해 봤는데

거의 연관이 없다. ㅋㅋ

예상치 못한 모험을 연거푸 겪으며 집으로 가는 것.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라는 이 질문에 대해서는

책에 뚫린 구멍들 너머로 보이는 다음장의 그림들이 힌트가 되어준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글보다 그림이 더 중요했는지

글의 배치가 귀퉁이에 있거나 이렇게 손으로 쓴 글씨체.

글을 내용에 따라 굵기를 달리하거나 일부러 비뚤비뚤 쓰거나 흘려 쓰거나...

글 마저도 그림 같은, 시각적 효과가 컸던 책.

난 글씨체 예쁜 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글씨만 좀 더 예뻤으면 하는 아쉬움이.

 

 

그러나 아이는 글씨체 같은 것엔 아랑곳 하지 않고 재밌게 봤다.

다만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하고 자꾸 물어보니까

정답을 맞춰야 한다고 여겼는지

꽤 어려워 하는 기색이 .. ㅋ

그러나 정답은 없다. 무민이 갑작스럽게 마딱뜨린 일들인걸 뭐.

어쨌거나 무민은 그런저런 모험을 마친 후 우유통을 무사히 집으로 가지고 간다.

그러나 막상 우유통에서 우유를 따라 마시려고 보니

그간의 모험으로 우유통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발효되어 있다.

그 때, 무민의 엄마인 무민마마의 기운차고 다정한 한 마디.

"우리 지금부터 주스를 마시자꾸나!!!"

나는 이 대목이 되게 뜬금없으면서도 나름 감동이 됐다.

"너 어디가서 뭐 하느라 심부름을 이렇게 한거니?" 라고 야단치지 않더라.

두말않고 주스를 마시자고 하는 무민마마.

나는 그런 엄마였던가 말이지...

 

마지막 장의 구멍은 저렇게 조그맣다.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는 친구들은 저 구멍보다 크니까 밖으로 나오지 않고 책 안에 머물기로 했단다.

그 대목도 그래서 나는 참 재밌었다.

얼마나 다행이냔 말이지.

밖으로 나오지 않고 다들 그 안에 있으니

펼치기만 하면 다시 무민의 흥미로운 심부름 이야기를 또 볼 수도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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