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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정리되는 세계사 이야기 - 서양 역사 5천년에 대한 이해가 달라진다! ㅣ 청소년 인문교양 시리즈 3
정헌경 지음 / 좋은날들 / 2014년 4월
평점 :
역사와 지리에 관심이 대단히 많으셨던 부모님 덕분에 어릴적 우리집엔 커다란 지도와 지구본이 있었다.
책을 읽다가 지명이나 인물이 나오면 그 배경이 되는 나라와 역사 그리고 그 시대의 문화까지 이야기로 들려주시거나 책을 주셨다.
그때마다 지도를 짚어가며 그곳이 어디인지 지금 우리 사는 곳에서부터 얼만큼 떨어진 곳에 있는지 그리고 그 시대는 지금으로부터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주셨다.
부모님께 전해 듣는 역사 이야기는 정말로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어릴적 읽었던 책들은 그 흥미를 더해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켜 주었고 역사학자나 고고학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참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랬는데 학교에 가서 역사를 배웠더니 내가 어릴때 집에서 읽던 이야기들은 모두 어느 역사의 한 페이지들이었고 그 빛나는 순간들이 모여 유구한 역사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역사는 현대를 살아가는데에 있어 그냥 일반상식으로 취급하고 말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켜켜히 쌓인 그 시간들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알면 뭐랄까 더 넓게 조망하는 눈이 생기는 것 같다. 유익은 그것뿐이 아니겠지.
그런데 지금 우리사회는 "중요한 것"의 대상이 아니 근본적인 기준이 다른 것 같다.
다르다고 쓰려니 알맞은 표현이 아닌 것 같아 다른 말을 고르려는데 잘 떠오르지 않는다. --;
암튼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중요한 가치라는 것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인지 좋은 직장과 좋은 배우자를 만나 안락하게 살기를 다들 원하고 그것을 위해 좋은 대학과 학벌을 원하고 좋은 대학을 위해 좋은 점수를 얻길 원하며 그래서 갓 태어난 아기부터 무진장 공부를 하는데 그 공부가 안타깝게도 진리의 탐구나 학문에의 정진을 위함이기 보다는 좋은 점수,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뭐 그런 걸 위함인 듯한 ...
그리고 학교에서 소위 중요하다.고 취급되는 과목은 세계사나 예술 체육.. 이런 거 물론 아니고 국, 영, 수...
어제 오늘 일이 아니어서 내가 무려 80년대 후반에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우리학교에선 세계사를 가르치지 않았다.
대입시험과목이 아니므로 시간표에만 올려놓고 아예 수업을 받아 본 적 없는 것이 바로 세계사.
덕분에 나의 세계사 지식은 어릴때 읽은 단편단편의 이야기들과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조금씩 훑은 사회 속 역사들이 전부...
그것은 내게 세계사에 대한 컴플렉스를 갖게 했는지 나는 역사책만 보면 다 읽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좋은 책들이 참 많은데 이 책은 300페이지도 안되는 한권에 세계사를 담았다. 역사를 겉만 훑었나 하고 생각할수도 있겠으나 나는 오히려 한 축에 꿸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어 좋았다. 게다가 겉핥기식 나열의 역사책이 아니다.
나름 많은 세계사 책들을 읽고 접했다고 여겨왔으나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들도 많았다.
오늘날에 밝혀진 최근의 사실들까지 반영하여 사실을 기술하려 한 책이고, 서양사를 읽으며 지금의 우리삶에까지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알게 되고 생각해 보게 해 주는 책이기도 하다. 서양중심주의가 아닌 보편적 세계사를 추구하고 있는 점도 좋고.
역사는 흔히 승자의 관점에서 기록되는 법이라는데 이런 책들을 통해 비판적인 안목과 바른 시선을 가져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서양 최초의 문명발생에서부터 로마, 중세 유럽, 르네상스, 혁명, 세계전쟁... 에 걸쳐 소홀하지 않게 그리고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부분부분 <역사 책갈피>란을 두어 상식을 갖추고 보다 깊게 어떤 문제를 들여다 볼 수도 있고.
초등 고학년 이상이면 읽어가는데에 무리가 없을 것 같아 보인다. 이제 초등 3,4학년인 우리 아이들에겐 어릴때 우리 부모님께서 내게 해 주셨던 것처럼 지도를 짚어가며 같이 책을 펼쳐들고 함께 읽으며 이야기해 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