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공부가 안 되는 진짜 이유 난독증 - 당신이 몰랐던 아이 공부 방해꾼, 난독증에 대한 모든 것
서경란.이명란 지음 / 라온북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어느 싸이트 어느 게시글이든 대부분 덧글란이 있습니다.

블로그에도 있고 페이스북에도 있고 각종 싸이트 게시판과 아이들 학교 홈페이지 , 방송국 드라마 게시글, 그리고 인터넷 뉴스기사 아래에도 덧글을 쓸 수 있지요.

거기 덧글이나 답글을 쓰려면 로그인을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저는 왠만하면 그냥 읽기만 하고 지나치는 편인데

본 기사와 뉴스 그리고 게시글을 읽는 것 만큼이나 덧글을 통한 사람들의 피드백도 상당히 궁금하여

(제가 원글을 쓴 사람이 아니더라도 말이에요) 덧글을 읽게 됩니다.

그럼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한 관점에서 같은 문제를 다르게 바라보는지에 대해서 알 수가 있지요.

그런데 그 와중에 꼭 이런 덧글이 있더라고요.

"제대로 좀 읽고 글을 올리세요, 난독증이세요?" 이런 앙칼진 덧글이요. 다행히 제가 그런 무시무시한 덧글을 접한 적은 없지만요.

난독증에 대해 처음 접한 건 그래서 저는 바로 그 덧글들 속에서였답니다.

대충... 난독증이란, 글을 읽고도 제대로 뜻을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을 일러 하는 말인가 보다 생각했지요.

그리고 아주 가끔 저는 제 자신의 이해력이 달린다 싶을때면 '나도 난독증인가? 왜 아무리 읽어도 무슨 뜻인지 파악이 안되지?' 하는 경우가 있었더랬어요.

그럴때면 답답하니까 주변 사람에게 그 글을 들고 가서 읽어줍니다. "이 얘기 이해 돼?" 하고 물으면서요.

음 고백하자면, 저는 절대 못 이해했는데 이러이러한 뜻이라고 알려주는 경우가 안타깝게도 몇번 있었습니다. 이런..

저는 정말 난독증세를 갖고 있었던 걸까요?

그러다 이 책을 읽게 됐어요. 제목은... 좀 맘에 안들었습니다.

난독증에 대한 이야기를 다각도로 알려주면 됐지, 공부 안되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이 난독증인것처럼 느껴졌거든요.

난독증이 그리 흔한 증상은 아닐텐데 말이에요. 

하지만 조사해 본 적도 없으면서 제가 이렇게 말하면 안되는거죠?

그런데 이 얘기가 책에는 이렇게 나와요. 난독증인 사람이 실제로는 상당히 많고 한 10%쯤 될 걸로 본다고.

<어디어디에서 언제 어떻게 조사를 하고 결과를 봤더니 몇 %였다.>고 딱 부러지게 썼어도 난독증이 상당히 많다는 데에 동의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실제 조사결과는 3.5% 였으나 제대로 된 조사를 했더라면 10%는 되었을 걸로 본다...> 라고 쓰여 있는 바람에 신뢰감이 좀 떨어진...

그리고 [정신연령과 실제 나이가 같으면 지능지수가 100이고 IQ가 두 자리면 평균보다 떨어지는 경우이다] 이런 문장이 나오는데요,

저는 이 문장을 이해하려고 되게 여러번을 읽었답니다. 여러분은 단번에 이해가 되시나요?

제가 확실히 난독증세가 있나봐요.

저는 지능지수와 IQ가 같은 말인데 왜 저렇게 썼나 하며 상당히 혼란스러워 여러번 읽고서야 알았어요.

어쨌건 제목이 난독증인 책을 읽으려니 아무래도 더 열심히 한문장 한문장 챙겨 읽었는데도 제가 빠르게 파악이 안되는 걸 느끼며 더 열심히 읽게 됐습니다. '진짜 내가 난독증인가봐. 고쳐야겠군...' 이러면서 말이지요.

책은 크게 6 파트로 나뉘어 있고 각각의 내용은 학습부진과 학습장애의 차이로부터 신체의 건강 상태가 학업과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난독증에 여러 종류가 있으며 단순히 글을 읽고도 파악이 안되는 경우를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단어를 보고 글자로 인식하는데에 어려움을 느껴 난독증이 된 경우, 시력은 정상이지만 시지각에 문제가 있는 경우, 난독증이 생기는 이유, 난독증을 진단하는 법, 난독증 치료 방법.. 이런 내용들이 나오지요.

난독증으로 보는 범위가 상당히 넓고, 그 범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정말 저자의 주장대로 10% 그러니까 열명 중 한명은 난독증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특별히 청지각 기능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을 저는 주의깊게 봤답니다. 제가 굉장히 심한 사오정이거든요.

친구가 "굶었니?" 하길래 "나 안굶었는데??!!" 했던 날.

알고보니 친구는 제게 "Good morning." 이라고 했던 것이었던 거며.. --;

선생님께서 "반장 나와서 풀어봐." 하시길래 칠판 앞으로 나갔더니 친구들이 다들 웃고, 선생님께서도 제게 "너 왜 나왔냐?" 하셔서

"반장 나와 풀어보라고 하셨잖아요." 했는데 알고보니 "당장 나와서 풀어봐." (당장 이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다른 학생 두명을 번호로 지명하여 부르셨었거든요) 로 들은 적도..

즉 선생님께선 말씀을 이렇게 하신 거지요. "10번, 12번. 당장 나와서 풀어봐."

그런데 저는 10번, 12번, 반장 나와서 풀어봐." 로 들은 거.. --;;

평소에도 저는 그런 경우가 비일비재해서 '난독증이 그렇게 흔할 리가 있어?' 하며 읽기 시작한 책, '열심히 읽으며 결국은 제가 제 자신을 좀 고쳐야겠구나 (치료를 해야겠구나)' 하는 결론을 내리며 읽었어요. --;

저희 세 아이는 난독증이랑 상관없는 걸로 제 나름의 결론을 얻고..  정작 제 자신을 돌아본..

이 책 맨 뒷장엔 난독증 자가진단 설문지도 있답니다.

제가 학교 다 졸업한 이 마당에 성적 올리고 학습 능력 고취를 위해 난독증을 고칠 것은 아니더라도 차근차근 책에 쓰인 만큼이라도 훈련하며 고쳐봐야겠어요.

난독증을 일찍 발견하고 개선하면 훨씬 빠르고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하니 혹 난독증이 의심스럽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난독증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들에겐 그냥 참고할만한 교양서적 정도..

글의 내용이 유익하고 도움이 분명 되는데도 제가 이 책에 호의적인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마도 "책을 읽지 않으려 들거나 성적이 나쁠 경우 난독증일 수 있다." 는 식으로 죄다 난독증 때문이라고 연결시키는 부분이 납득 되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어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으나 구체적으로 이러이러한 경우라면 혹시 난독증인가 의심해 봄직하니 검사를 하고 만약 그렇다면 이렇게 훈련하여 고치면 된다. 라고 썼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읽은 책입니다.

저자 두분 중 한분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또 한분은 간호사를 거쳐 두뇌학습클리닉 운영하시는 분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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