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아이에게 말을 걸다 - 스스로 성장하는 아이로 키우는 음악 속 숨은 감성 찾기
김대진 지음, 국지연 엮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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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대진 교수님의 책이라니 ...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인지 궁금했고 꼭 읽고 싶었다.  반면 뭐 굳이 읽어야 하나, 내용은 뻔할텐데 하는 교만한 마음도 실은 있었다.  그건 책을 대하는 내 마음 뿐 아니라 전공자임에도 내 아이들 음악 교육을 어떻게 해 줘야 좋을까를 두고 했던 내 고민과도 비슷했다.  음악교육은 이렇게 해 주면 좋고 음악이 어떠어떠하므로 우리에게 유익하며 .. 이런 것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현실은 언제나 그렇듯이 이론처럼 간단명료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그랬던 것 같다.  

그나저나 이 책은 제목이 <음악이 아이에게 말을 걸다> 인데 이게 무슨 소리인지 명확하게 이해되는가? 책을 읽기 전에 음악이 말을 건다는 말에 대해서는 이해 할 수 있지만 음악이 아이에게 말을 걸다. 라는 제목을 통해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렇게 몹시 궁금해 하며 읽기 시작한 책.

크게 6부분으로 나누어 대단히 잔잔하게 음악의 교육적 가치에 대해 다각도로 들려주고 있다. 조근조근 찬찬히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

음악을 말로 설명하려니 어이없을정도로 간단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간단치 않은 것이 음악이므로 그것을 설명하려니 광범위하게 여러가지를 다루어 다각도로 이야기를 해 주고 있는 그런 책이다. 그래서 책 제목이 뭔가 모호한 듯 하면서도 사실은 그렇게 표현하는 게 잘 어울리는 그런 느낌.

음악은 언제나 우리 삶 곳곳에 스며 있고 함께 하고 있다. 너무나 밀접하여 잘 인지하지 못하거나 중요성을 모르거나 바르게 접근하는 법을 알지 못해서 그렇지 사실은 음악은 숨을 쉬듯 자연스럽고 가깝게 있다. 그리고 그만큼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음악을 좋아하고 즐기길 원한다. 그러나 쉽고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을 어렵고 부자연스럽고 어색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음악을 어렵고 부자연스럽게 강요하며 가르치려 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음악을 필요성과 중요성을 간과하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자녀에게 악기를 가르치기 시작할 때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음악을 즐길 수만 있으면 좋겠어요. 이 악기를 통해서요. 전공까지 시킬 생각은 아직 없고.. 재능이 있다면 할 수도 있겠지만요." 음.. 틀린 말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맞는 말이다. 음악을 즐길 수 있으면 좋지.

즉 잘 못 해도 즐거우면 그걸로 족한건데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음악이 들려오면 저절로 마음이 즐거워지고 기쁨이나 슬픔을 느끼며 감동을 하고 나도 그 음악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적극적인 마음이 되고 심지어 큰 재능까지 갖춘 걸로 보였던 아이들도 악기를 시작하고 음악을 배우기 시작하면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 어렵기 시작하면 싫어지기 마련이고 악기와 연습이 싫어지면서 음악마저 멀리하는 경우도 생긴다. 잘 못해도 즐거우면 되었던 것에서 잘 못하면 너무 창피하고 때론 자존심에 상처까지 입기도 하고.

공교육에서의 음악의 위치도 자꾸만 밀려나 우리 삶에서 가장 밀접하고 중요한 거라고들 말로는 하면서도 사실 음악 미술 체육 등의 수업은 점점 줄어들고 대학 입학을 위해 불필요한 '기타과목' 취급을 당하며 여가시간에 배경으로나 쓰이는 게 음악인 걸로 인식이 되는 현실.

그래서 음악은 결국 음악 치료라든가 하는 것으로 파생되어 병원에가서 하게 되는 현상까지 나타나는... 그냥 그걸 우리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즐기고 누리면 되는 건데 말이다.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룰 줄 알아야지.. 라며 시작한 피아노 혹은 바이올린, 또는 플룻... 하다보면 습득하는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레슨비도 꽤 들고 상당히 배웠음에도 새로운 곡을 공부하려면 또 연습해야 하고 점점 시간은 부족하고 억지로 연습하다보니 음악을 즐길 마음의 여력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악기를 수년간 배우고 연습했던 사람들 마저도 '음악은 듣는 것만 좋아하고 잘 하지는 못해요, 음악을 잘 몰라요..' 이런 말 하는 게 되게 당연하고.. 음악도 다 음악이 아니라 어떤 건 클래식, 어떤 건 딴따라... 격을 가르고..

책에서는 나처럼 이런 과격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 무척 원론적이지만 진실로 필요한 이야기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다만 그걸 읽고 났더니 다시금 다른길로 가고 있는 우리네 음악적(?) 현실이 떠올랐던 것 뿐...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 

남들도 악기 하나 정도는 할 줄 아니까, 아니 다들 일단 배우니까 우리도.. 하며 시작했다가 중간에 그만두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음악에 대한 오해(?)를 이해로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느새 너무 현실적이 되어버린 때묻은 나의 마음도 되돌아 보게 되어 오직 음악이 좋아서 했던 그 순수했던 마음과 본래의 열정을 일으켜 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좋았던 책.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다시 그 음악 자체에 충실하게 접근하여 함께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이 음악이 말을 거는 걸 느끼고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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