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의 비밀 - 관리비의 60%가 누군가의 주머니로 새고 있다
김지섭.김윤형 지음 / 지식공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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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아파트가 떠들썩해지기 시작했다. 집집마다 두드리고 다니며 도장을 찍어 달라는 몇몇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께서 안전을 염려하셔서 어려서부터 쭉 아파트에서만 살아왔다. 단 한 번 마당 있는 집에서 살아보고 싶어 중간에 잠시 이사를 한 적이 있긴 하지만 그 잠깐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아파트에서만 살았다. 그렇지만 아파트라는 공간 안에 있으면서도 나는 아파트라는 그 이름 그대로 독립적인 공간 안에서의 삶을 구축하며 살았던 것 같다. 주민회의라는 것도 있었지만 주로 다수의 의견에 따랐고 사실 다들 좋은 쪽으로 결정했겠거니 생각하며 안건을 자세히 알려고 들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냥 이웃과 인사 잘하며 살고, 경비 아저씨께도 잘하고, 이웃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은 환경에서 그리고 나 또한 이웃으로 인해 불편을 당하지 않은 채로 조용히 살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 사는 아파트로 이사를 와서 보니 아파트는 오래되었고, 그만큼 낡았고 고장도 여기저기 잦았고 그래서 불편했다.

비만 내리면 우리 집에서 물이 새는 거라며 쫓아오는 아랫집, 공룡이 살고 있나 싶을 정도로 쿵쿵 거리는 윗집,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의자를 잡아끄는 소리도 전업주부로 집에 있는 시간이 가장 긴 내겐 거슬리고 신경 쓰이는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층간 소음 문제는 서로 조심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지만 아파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이유일 때도 있으므로 불만을 표시하지 않고 먹을 거라도 있으면 나눠 먹으며 그렇게 지내왔다.

그러던 중에 작년 말,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주민회의를 알리는 공고문이 붙어 있었는데 많은 사람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결의가 필요한 안건을 들고 집집마다 다니며 문을 두드리고 도장을 찍어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나 같으면 무슨 일인지 알아보지도 않은 채 도장만 얼른 찍어주고 말았을 것 같다. 찾아온 분들 분위기가 무섭고 강압적인 데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나와 다른 우리 남편은 무슨 안건인지를 자세히 살폈고 도장만 받아 가려던 그 아저씨들은 험상궂은 분위기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난번 동대표와 몇몇 사람들이 아파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기물을 파손하거나, 공금을 횡령하고, 엘리베이터를 교체할 이유가 없는데 뇌물을 받고 업체를 잘못 선정하며 일을 빠르게 추진하려 든다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원하는 대로 잘 되지 않았는지 몇 달에 거쳐 지금까지 소란스럽다. 결정이 나지 않아 몇 번의 회의를 되풀이하고 공방전이 일고 아무나 아무 때나 마이크를 붙잡고 아파트 주민을 상대로 고발 방송을 하고 결국 경찰의 개입까지 되어 있는 상태. 

사실 그 외에도 아파트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파트 관리비는 늘 많이 나왔다..

그런 와중에 이 책을 펼쳤다.  100만 원이라는 관리비 폭탄을 40만 원으로 줄인 송도 아파트 두 사람이 이 책의 저자였다. 실제로 그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예로 들며 관리비의 60%를 절감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단순한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읽으면서 아파트에 관하여 두루 알게 되는 과정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오직 그 아파트의 문제만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고 4번째 장에서는 사람다운 아파트를 만들기 위하여라는 제목하에 7가지 조언을 들려주고 있다. 

다 읽고 난 소감은 ... 나는 그냥 입주자였고 그냥 집이라는 어느 한정된 공간에 사는 사람이었을 뿐인데 개인 단독주택이 아닌 아파트에 사는 이상 공동관리비에 있어 너무 둔감해서도 안되었다는 것과, 일방적으로 누구는 악인이고 누구는 범인이며 누구는 피해자가 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투명한 합리적인 시스템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의 노력으로 단순히 얼마쯤 관리비를 낮추거나 절약할 수 있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함께 하는 이 공간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며 번거로워도 나서서 노력하는 사람이 될 자신이 없어서 주민회의라도 열심히 참석하며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주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어쨌거나 무슨 무슨 비밀이라는 책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가장 먼저 불합리한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 개개인의 고군분투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므로 애초에 좋은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그렇지 못 했을 경우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서 개선을 해야 한다는 것들이 아닌가 싶다.

같은 불편과 문제에 봉착해서도 서로 처한 저마다의 상황이 달라서 대처 방법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적으로 몰며 지금도 아파트라는 공간 안에서 다투고 있고 그 와중에 애꿎은 사람들이 서로 마음 다치고 상하여 문제가 생기고 있다.  아파트이기 때문에 나 혼자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므로 함께 의견을 모으고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이 또한 그 길에 일견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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