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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행복한 그림자의 춤
앨리스 먼로 지음, 곽명단 옮김 / 뿔(웅진)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요즘 계속 읽는 책이 육아서 아님 종교 서적 그것도 아님 애들 동화책...
그런 가운데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다.
단편소설. 그것도 무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집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글이라는데
'읽었을 때 어렵거나 이해 안되는 거 아냐? 수준 너무 심오해서...?'
그런 마음으로 경외심을 갖고 읽은 책.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은 어렵지 않았다. 재미도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읽는 내내 감탄을 했다.
뭐랄까 글로만 읽는데 상황도 그려지고
사람의 마음속도 막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자꾸만 잠이 솔솔 왔다. ㅋㅋ
지루해서가 아니었다. 내용은 틀림없이 무척 재미있었다.
극적이거나 특별한 이야기들이 아니었으나 읽는 내내 쉽게 풍덩 빠져들만한 그런 이야기들.
작업실
나비의 나날
떠돌뱅이 회사의 카우보이
휘황찬란한 집
망상
태워줘서 고마워
하룻강아지 치유법
죽음 같은 시간
사내아이와 계집아이
그림엽서
붉은 드레스 - 1946
주일 오후
어떤 바닷가 여행
위트레흐트 평화조약
행복한 그림자의 춤
이렇게 15편의 단편들이 담겨 있는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좀 예스럽고 시골스러운 약간 낯선 느낌의 이야기들.
짧게 툭 시작해서 깔끔하게 마무리 짓지 않고 또 어느 장면에서 툭 끝이 나기도 하는데
의외로 쉽게 몰입이 되고 재밌었다. 그런데 글쎄 자꾸만 잠이 오더라는... ㅋ
그래서 정작 읽은 시간을 모으면 얼마 안 걸리는 걸
책을 들었다 놨다 (잠들었다) 하느라 전체를 다 읽는 데엔 시간이 좀 걸렸다.. ㅎㅎ
앨리스 먼로는 단편소설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의 장편소설 작가들이 평생을 공들여 이룩하는
작품의 깊이와 지혜와 정밀성을 매 작품마다 성취해냈다.
앨리스 먼로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무엇인가를
반드시 깨닫게 된다.
- 2009 <맨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선정 경위 중.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무엇인가를 깨닫게 된다는 대목에 공감하여 옮겨 적어 보았다.
그 표현이 맞다.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도 맞고,
"무엇인가"도 알맞은 표현.. 무엇인가라고 표현이 되는 그것.. ㅎ
책을 다 읽고 난 후 기억에 남는 몇 가지는
주석이 책의 맨 뒤에 쓰여 있다는 것. 뒷장으로 넘겨 찾아봐야 한다.
생전 처음 듣는 단어들이 몇 나왔다.
그것은 옮긴이의 역량일까? 암튼 자주 쓰지 않는 단어와 표현들이 나는 좀 즐거웠다.
그러나 때론 잘못 쓰인 표현 아닌가 하며 사전을 찾아보기도 했다.. --;
그리고 이 책을 집어 들 때부터 쭉 궁금했던
"행복한 그림자의 춤"은 곡 제목이었다.
Danse des ombres heureuses. (Dance of the happy shad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