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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목사의 주례사
문대식 지음 / 꿈꾸는사람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상당히 고루한 사람이다.
내가 나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다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고루한 것 같다.
특히 '성'에 대해서는 몹시 고루하다.
물론 나는 그걸 고루하다고 여기지 않고 '건전하며 바르다'고 여긴다.
십수년전 나보다 열한살 어린 사촌여동생과 두달쯤 같이 지낸 적이 있었다.
나는 그때 자취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그때 중3이었던 사촌동생은 미술 전공을 준비하려고
홍대앞 미술학원에 두달 다니게 되어 내 자취방에서 나와 함께 지냈었다.
스물 일곱살이었던 나는 열여섯살 동생이 불편해 하지 않고 또 안전하도록 무척 신경을 많이 쓰며 지냈다.
그렇게 한달쯤 같이 지냈을땐가 그 동생이 천연덕스럽게 내게 말하길
"언니, 난 언니가 좋지만 내가 언니 딸이라면 언니를 엄마로서는 별로 안좋아할 것 같아."
나는 정말이지 너무나 크게 충격을 받았었다. ㅠㅠ
아니 내가 뭘 어쨌는데?
몹시 억울했다.
그런데 그 몇년 후, 이번엔 일곱살 어린 사촌여동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사랑과 연애와 성, 남녀의 차이 등을 두고 이야기 나누며 내게 아이들이 생긴다면
나는 이러이러하게 키울거라고, 이러이러한 꼴은 절대 못 본다고... 뭐 그런 소릴 했었는데
그 얘길 들은 사촌 동생이 아주 진지하게 내게 이렇게 말했다.
"언니, 그러면 안돼."
열한살 어린 동생도, 일곱살 어린 동생도 크리스찬이고 둘 다 건전하며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고
지켜야 할 것들을 잘 지키는 아이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내게 입을 모아 말하길 "요즘 세상은 그렇지 않으니 언니가 그런 소리 하는 것도 안돼. 너무 구식이야"였다.
정말 요즘은 혼전임신을 혼수라고 자연스럽게 공공연히들 이야기 할 만큼 성에 대해 사회가 개방적이 되었고
크리스찬들도, 나 아는 꽤 많은 친구들도... 미리 그 혼수를 준비했다.. ㅠㅠ
그래도 결혼까지 했으니 다행아닌가. 하고 여겨야 할 정도...
요즘은 뉴스를 통해 하루에 한번 이상 성폭행범 이야길 듣는 것 같다.
성폭행 관련 범죄가 얼마나 많은지.
범죄 이야길 많이 듣고 두려워 떨다보니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마주치는 모든 사람이 다 무서운...
아이들을 건전하고 바르게 교육하여 키우고 싶고 안전하게 지켜주고 싶은데
사촌동생들이 했던 이야기들이 떠올라 거참.. 말도 함부로 못하겠다.
날 싫어하게 되는 한이 있어도 옳다고 믿는 교육을 시킬 테지만.
청년목사의 주례사. 라는 책을 읽었다.
난 또 순진하게시리 청년 목사님이 쓴 주례사인줄 알고 읽기 시작했다. -_-+
그러나 머릿말을 읽는 순간 이미 이 책은 그런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청년 목사님이 쓴 책이 아니고 문대식이라는 목사님이 쓴 책이다.
개그맨 문천식씨의 형님이라네?!
그리고 이 책 내용은 주례사가 아니다.
성과 사랑 연애와 결혼에 대한 주제를 모아 옮긴 책이다.
제목과 다른 내용, 머릿말에서 밝힌 문대식 목사님의 글을 쓴 취지 등을 읽으며
솔직히 읽지 말까? 별로일것 같아.. 라고 잠깐 생각했다.
그러나 읽어가는 동안 내 편견은 사라졌고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감히 입도 뻥긋 못했던 나에 비해
이렇게 성경에 입각하여 명쾌하고 단호하게 성과 사랑, 연애와 결혼 등에 대해 이야기 들려주는
책에 감사한 마음을 가졌다.
"아무렴 그래야지, 이 말이 맞아.
나 우리딸이랑 아들들이 조금만 더 자라면
이 책 읽으라고 권해줘야겠다. "
라고 생각하고 순식간에 읽어내려간 책.
세상이 변했는데 이 무슨...? 이라고 하지 말고
크리스찬 뿐 아니라 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그리고 그들을 가르치는 어른들도 좀 읽었으면 싶은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