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국어 1등급으로 만들어주마 : 노베이스 문학 편
김범준
메리포핀스북스 515 페이지
1판 1쇄 2024년 2월 14일
1판 2쇄 2024년 2월 19일
학창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국어였다.
새 책을 받으면 국어책부터 펼쳐, 책 받은 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보고 재밌으면 몇 번씩 읽으며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국어를 좋아했으므로 국어 수업도 좋았고 국어 선생님들도 좋아했다. 그래서 국문학과나 영문학과를 가고 싶었는데 현실은 국어보다 더 소질이 있었던 음악을 전공하게 되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하면 실기 연습 시간이 따로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정말 틈나는 대로 최선을 다해 집중해서 연습을 해야 했다. 나는 학력고사 세대인데 그 당시 음악 전공 지원자는 국어 2(고전문학과 현대문학)와 수학 2 시험 대신 음악 시험을 치렀었다. 따라서 시험을 치르지 않는 과목 수업은 듣지 않아도 되었고 친구들은 문학과 수학 2 시간마다 연습실로 내달렸다. 그러나 나는 고전문학과 현대문학 수업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 금쪽같은 연습 시간을 할애하여 나로서는 시험도 치르지 않을 문학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 문학 시험을 치를 일이 없으니 마음에 부담도 없어서 그랬는지 문학 수업이 그렇게나 재밌고 즐거웠었다. 아 물론 수학 2 시간은 나도 연습실로 가곤 했지.
덧셈 뺄셈만 할 줄 알면 이과를 보내라는 말을 아이들 키우며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아이들이 원하는 걸 하게 해 주고 싶었다. 못 하는 과목을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줬더라면 좋았을 것을. 아이들보다 내가 더 빠르게 포기하고 애들이 잘하는 걸 하는 쪽으로만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 뒤늦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암튼 우리 집 아이들은 아들이나 딸이 모두 문과 성향이 아주 강한데 문제는 문과 성향이라 하여 수능 국어 점수가 높다거나 국어를 월등하게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수학이나 절대 평가인 영어보다 국어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이기까지 하고 보니 문과생인데 국어를 특별히 더 잘하는 것도 아니어서 그게 문제였다.
그래서 그랬는지 이 책이 정말 내겐 무슨 지푸라기라도 잡는 그런 심정으로 다가왔고, 제목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여겨졌다. 너를 국어 1등급으로 만들어주마라니 말이다.
내가 공부하던 시절과 지금의 아이들이 배우고 공부하고 시험을 치르는 방식은 사뭇 다른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국어를 어떤 식으로 공부하라고 조언을 해 주는 게 어려웠다. 좋은 강의나 책을 소개해 주는 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고 평소에 책을 많이 읽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게 전부였다. 그래서 이런 책이 자꾸 눈에 띄는 것 같다.
이 책은 독해 편과 기출 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독해 편은 노베이스를 위한 문학 공부법과 문학 만점을 위한 기초 체력 키우기라는 제목으로 반드시 알아둬야 하는 문학 필수 단어와 고전 시가 쉽게 읽는 팁이 나온다. 기출 적용 편에서는 현대시, 고전시가, 현대 소설, 고전소설로 나누어 설명해 주고 있다. 사실 나는 굉장한 비법을 원했다. 국어라는 과목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랬는데 이미 이 책의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눈치를 챘다. 지름길이 아니라 정도를 알려주고 있다는 것. 그 정도가 어딘지, 어떻게 가는 것인지를 알려주는 책이라는 것. 그러므로 이 책은 재독, 삼독해가며 읽어서 문학이 가까워지고 문제 해결 방법을 익힘으로써 결과적으로 성적이 오르게 되도록 하는 그런 책이라고 여겨진다. 메리포핀스북스에서 나온 책들을 보니 독서 편, 문학 편이 있고 노베이스 독서 편과 노베이스 문학 편이 있다. 너를 영어 1등급으로 만들어주마도 있다. 그거 내가 읽고 싶네. 아이들에게 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었는데 읽어보니 나도 문학 작품들을 다시 잘 읽어보고 싶어지게 해 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