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인사이트 - 세계의 판도가 바뀐다
이세형 지음 / 들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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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인사이트

이세형

들녘 / 2024년 1월 30일 출간 / 474쪽​



​뉴스를 보던 아이가 물었다. "중동은 어느 어느 나라들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나는 막연히 아랍 사람들을 떠올리며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사는 나라들을 대강 아이에게 말해주었다. 그러고는 정확하지 않으니 직접 찾아보는 게 좋겠다고 얘기해 주었다.



내가 어릴 때부터 중동지역에 대해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테러와 전쟁이었다. 석유가 나오면서 부자가 된 나라들이라는 것과 사막, 피라미드, 아라비안나이트, 신드바드의 모험 그리고 예루살렘, 메카, 메디나,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 겨우 이런 정도가 중동에 대해 아는 것의 전부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그때에야 비로소 중동을 왜 중동이라고 부르는지 찾아봤다.



중동이라는 용어는 19세기 영국에서 동양을 근동(近東)·중동(中東)·극동(極東)으로 구분해서 사용하기 시작한 데서 유래한다. '근동'은 발칸반도 및 튀르키예 지역에 해당하는 오스만 제국이 위치한 곳을 의미했고, 그곳과 인도 사이의 지역을 '중동', 그리고 오늘날 동아시아 지역을 '극동'으로 명명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이럴 수가. 기준이 영국이었어? 쓸데없는 사견이지만 영국은 늘 재수 없다. 그러던 차에 마침 이 책을 접하게 되었고 궁금했던 내용이었던 터라 흥미롭게 읽었다.



국제 문제, 특히 중동 이슈를 전문적으로 취재해온 기자가 이 책의 저자이다. 직접 다니며 취재하고 연구한 내용과 직접 찍은 사진들이 책에 잘 담겨 있다.



모르는 게 워낙 많아서 노트에 메모하며 읽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게 읽었고 다 읽고 나니 약간 눈이 밝아진 기분이 들었달까. 중동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읽어보면 도움도 되고 좋을 것 같다.



책에서는 먼저 중동과 아랍을 구분해서 알려준다. 중동은 지역적 개념으로 이란, 모로코, 아라비아반도 남단, 튀르키예를 가리키고 아랍은 민족적 개념인데 아랍어를 쓰는 문화권의 나라들로 아랍연맹 가입국은 22개라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 리비아, 수단, 모로코, 튀니지, 쿠웨이트, 알제리,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카타르, 오만, 모리티니, 소말리아, 팔레스타인, 지부티, 코모로이다. (p.33) 아랍연맹은 1945년 국제사회에서 아랍권의 영향력 확대와 공동 이익을 늘리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이스라엘에 대한 투쟁에 아랍 국가들이 공동 노선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1964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의 탄생에도 기여했다. 본부는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 있다.

자주 들었던 수니파, 시아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p.37) 수니파는 무함마드의 직계가 아니더라도 이슬람 공동체 통치자인 칼리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직계 자손만 칼리프로 인정하며 수니파는 성직자가 없고, 성화를 인정하지 않으며 종주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이고 반면 시아파는 성직자가 존재하고 성화를 일부 허용하며 종주국은 이란이다. 무슬림의 85-90%가 수니파라고 한다.



오늘날의 중동 지도는 1차 세계대전의 영향이 많았고 승전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오스만 제국의 영토를 분할했는데 마크 사이크스와 조르주 피코가 맺은 이른바 1916년 5월 사이크스-피코 협정에 따라 오스만 제국이 지배 중인 중동 지역을 영국과 프랑스가 임의로 나누어 관리하기로 했으나 그전에 영국이 후세인 빈 알리와 비밀 외교 협상을 맺는 바람에 이러한 영국의 이중 플레이로 인하여 문제가 생겼다. 세계 역사를 보면 무슨 문제의 뒤에는 영국이 있더라는. 나의 편견인가.. 암튼 사이크스-피코 협상과 더불어 1917년 11월 벨푸어 선언으로 팔레스타인에 유대인의 나라를 세우는 것을 인정하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중동은 세계의 화약고가 되었다.



이 책에서는 또한 아람코, 아잔, 네옴 프로젝트, 하마스, 탈레반, 2030 리야드 엑스포 그리고 월드컵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나라와 도시들의 특성과 상황을 각각 알려주기도 한다. 관심 있게 읽었던 또 다른 내용은 중동 무장정파 하마스와 헤즈볼라, 탈레반에 관한 것이었다. 테러나 무력행위는 하나의 수단이고 이들의 궁극적 활동 목표는 특정 지역 혹은 중앙정부 안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전체 국가를 장악, 운영하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목표라 한다. (p.179) 탈레반, 하마스, 헤즈볼라는 테러까지 감행할 정도로 극단주의 성향이 강한 무장정파이며 이슬람 근본주의를 기반으로 한 군사력을 갖춘 정치세력이다. 하마스, 헤즈볼라는 선거를 통해 정치,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해 왔고 이스라엘을 주적으로 삼고 있다. 이들로서는 유대교를 믿는 이스라엘이 이슬람의 3대 성지 중 하나인 예루살렘을 수도로 세웠다는 점부터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며 무슬림인 팔레스타인인들을 조직적으로 몰아낸 후 나라를 세우고 이스라엘의 안보와 경제성장을 기독교 국가인 미국이 파격적으로 지원했다는 점 또한 이슬람권에서는 불쾌해 하고 있다고. 하마스에게는 반이스라엘이 가장 중요한 기치인데 따라서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화해 분위기가 마련되는 것을 싫어하여 이를 와해시키고자 한다. 그들은 이스라엘을 궤멸시킨 뒤 이슬람 국가를 설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과격한 하마스를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싫어하나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는 또 다른 차원이어서 이들의 분쟁은 여전하다. 이 와중에 이스라엘만큼 이란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나라도 없다는 논리 속에서 아랍권과 이스라엘 간의 화해와 협력의 움직임은 시작되었고 또 계속되고 있다고 도 한다. (p.237) 이러한 각국의 계산과 이해관계를 보며 우리나라처럼 경제 구조가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어떻게 외교를 해야 하는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6장으로 나누어져 있고 474페이지에 다양한 중동에 대한 내용들도 가득하다. 중동에 관하여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다 들어 있는 느낌.



지식과 정보가 들어있으며 현재의 중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고 도움이 될 책으로 생각보다 재미있다. 국제적 시각을 갖추는 데에 도움이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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