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입시 가이드
제니.젬마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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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고향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났다.
한 동네에서 나고 자라며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은 교회를 다녔던 가까운 사이였는데 대학 진학과 취업 결혼 등으로 각자의 삶의 터전이 달라진 친구들이었다. 그래서 소식은 알고 있으나 다 함께 만나기는 어려웠던 친구들이었는데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자녀들을 꽤 키우고 보니 이제야 함께 만날 만큼의 여유가 우리에게 생겼나 보다.
대부분 또래의 자녀들을 키우고 있어서 이미 대학에 보냈거나 이제 보낼 나이이거나 대학을 다니다가 군대를 갔거나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친구 사이이긴 하나 자녀들을 어느 대학에 보냈는지에 대해서 묻는 건 실례가 될 듯싶어 서로 조심스러웠는데 얘기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 이야기와 부모님 이야기들이 나왔다. 그리고 뜻밖에도 친구의 아이들 중에서 미국 대학을 다니고 있는 수가 6명이나 되어 나는 적잖이 놀랐다. 뉴욕, 시애틀, 인디애나 등등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고 했다. 생각해 보니 그 친구들의 아이들은 영어유치원을 다녔거나 케냐에서 초중고를 다녔거나 미국에 일찌감치 유학을 가서 학교를 다녔던 애들이긴 했다. 어쨌든 이게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 텐데 싶어 그 뒷바라지를 어떻게 해왔고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때 마침 이 책을 보게 되었고 그것이 이 책을 읽게 된 계기이다. 우리나라 대학 입시도 모르는 와중에 보낼 계획도 없는 미국 대학 입시 가이드북을 읽다니. 그러나 사실 나는 내심 이미 대학을 간 큰애나 당장 입시를 앞둔 둘째는 어쩔 수 없어도 막내는 시민권도 있겠다, 본인이 가고 싶다 하고 준비만 잘 한다면 보낼 수도 있지 않겠나 생각했던 건데 책을 펼쳐 몇 장 읽기도 전에 마음을 접었다. 책을 보아하니 나처럼 초중고등학교를 한국에서 보내다가 불쑥 미국 대학을 갈 수도 있는 그런 안내를 하는 책은 아니었다.
그러려면 미리 국제 학교를 다니거나 하는 등의 준비가 필요하겠다. 불가능은 아니겠으나 우리나라 교육과정을 다 이수하면서 미국 대학 준비를 하기란 어렵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미국 대학 입학 상담 협회(National Association for College Admission Counseling)의 회원이자 미국 상담 협회(American Counseling Association), 미국 상담평가 및 연구 협회(Association for Assessment and Research in Counseling)의 전문 회원인 교육 컨설턴트 제니와 미국 대학 입학 상담 협회(National Association for College Admission Counseling), 미국 교육 컨설턴트 협회(Independent Educational Consultants Association)의 회원인, 역시 교육 컨설턴트 젬마가 쓴 책으로 미국 현지 컨설턴트 경험을 담아낸 체계적인 입시 지침서이다. 일단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어디서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있다. 그 정도로 체계적이고 소상하게 짚어주며 안내해 주는 책이다.
나는 남편의 유학으로 아이들을 미국에서 낳아 키우다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아주 잠깐 아이를 보냈었는데 그렇게 어린아이들도 수준별 능력별로 진도가 다르게 나가고 그게 전혀 차별의 느낌이 아니어서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의외로 미국인들의 교육열과 학교 교육에의 학부모 참여도가 높았고 자유분방한 가운데 엄격하고 정확한 질서가 아주 잘 유지되고 있음에 놀랐던 기억도 있다. 흔히 미국 대학은 입학은 쉽고 졸업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데 미국 대입도 엄연히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그 많은 준비와 절차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 게 이 책이다. 미국 대학의 입학 조건부터 최근 입시 동향, 전략적 대입 준비(상담, 성적, 시험 등등), 그리고 다양한 액티비티, 대학 지원 리스트, 미국 고등 교육의 유형, 대학 유형별 분석과 대학 순위도 나와 있다. 대학을 방문해 보거나 온라인 방문이라도 해 볼 것을 권유하고 있기도 하고 의대, 치대, 약대는 따로 설명해 주고 있기도 하다. 원서 작성과 추천서 에세이 그리고 인터뷰에 대해서도 안내해 주고 있다. 능력과 기회가 뒷받침해 준다면 미리미리 철저히 준비해서 보내주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나라 입시도 못 따라가 허덕이고 있으니 내가 문제로다. 제목 그대로 미국 대학 입시 가이드에 최적화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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