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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의 신인류가 몰려온다 - 일생 최후의 10년을 최고의 시간으로 만드는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9월
평점 :
'신인류'가 노년층을 뜻하는 줄 모르고 책을 집어 들었다. 나 요즘 제목만 읽고 오해하는 일이 왜 이리 잦아졌는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신인류는 초고령의 노년층을 뜻하는 것이었다. 60대, 70대도 아닌 75세 이상의 고령층.
우리 인구 구성을 보면 80대, 90대가 200만 명이라고 한다. 나의 할아버지께서도 101세, 외할머니는 95세에 돌아가셨다. 그리고 그 두 분은 돌아가시는 날까지 스스로 걸으시고, 식사하시고, 병원 신세 지지 않고 사시다가 돌아가셨다. 나이를 먹어가며 바라고 바라는 단 한 가지는 무탈하고 건강하게 살다가 잘 죽는 것이다. 매일 기도하고 바랄 만큼 절실해졌다. 노인은 약하고 외롭다. 학교 다닐 때 유독 서울에서 많이 보았던 풍경은 노인분들이 집 앞 골목에 우두커니 앉아 계시는 모습이었다. 추운 날이면 온종일 볕이 잘 드는 자리로 옮겨가며 앉아 계셨고 더운 날이면 시원한 그늘만 찾아 움직이는 게 전부였다. 하루 종일 벗도 없이, 일도 없고, 즐거움도 없이 매일을 골목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분들 모습은 내게 뭔가 책임감 같은 걸 느끼게 했던 것 같다. 지방에서 많이 보이는 풍경은 온종일 폐지를 줍는 노인분들 모습이었다. 리어카 가득 싣고 날라도 몇백 원 못 버는 현실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노인들은 여행도 가고 등산도 가고 손주들도 보고 그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고, 부유했던 분들도 초고령층이 되면 몸이 아프고 약해져서 거동과 출입이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의술이 발달되면서 아파도 죽지 못하는 시대가 되기도 했고. 요양원 같은 곳에 가보면 이게 맞나 싶을 때가 많다. 그러나 자식으로서는 살아계신 부모님의 치료를 중단하거나 포기할 수도 없는 것.
이렇게 결혼과 출산이 줄어드는 시대에 초고령 인구는 늘어가다 보니 많은 문제들이 생겨났다. 경제 활동을 할 수 없어 빈곤해지고, 건강이 나빠져서 병원이나 요양원에 가야 하는데 일생 최후의 10년을 그렇게 살다 가는 건 너무나 슬픈 일이다. 장수한다고 좋아할 일이 아닌 것이다. 이 책에서는 7장으로 나누어 초고령 노인이 등장하며 발생하는 문제점들, 노년을 언제부터 준비해야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 나이든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성숙한 노년의 모습에 대해, 최후의 10년 이렇게 준비하라, 마지막까지 최고의 오늘을 사는 일상의 법칙들, 그리고 초고령 사회 위기를 기회로 라는 제목과 내용들을 담고 있다. 어렸을 땐 50대라고 하면 장년층 심지어 노인으로도 보았었다. 나의 조부모님들도 모두 40대 후반에 이미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셨고. 조부모님들의 풍성했던 환갑잔치도 기억한다. 반면 지금은 환갑잔치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 같다. 80대를 코앞에 두신 울 부모님은 여전히 왕성히 활동을 하신다. 그러다 보니 50대가 된 나는 뭔가 어정쩡하고 어색하다. 누가 뭐래도 몸은 중장년층이고 이제는 여기저기 아픈 곳도 생겨나는데 내 위로 워낙 연세 드신 분들이 많으시니 상대적으로 우리 세대는 젊어 보이고 일도 더 많이 해야 하는 것이다. 불균형한 사회에 해결할 방법들이 필요할 것 같다. 주변을 둘러보면 많은 웨딩홀, 어린이집이 요양병원이나 납골당으로 업종을 전환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교회를 가보면 나이별로 나눈 신도회의 조정이 불가피하다. 어느새 모두 초고령층 신도회만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교회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현재 그런 상황인데 건강하고 원활한 사회를 위해 모두가 협력하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그러한 사회적 노력 외에도 각자 우리는 결국 모두 늙을 테니 그 시간들을 현명하게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