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의 역설 - 관계, 사랑, 인생이 내 마음처럼 안 되는 이유
강현식 지음 / 유노책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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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편과 같은 프로그램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많다. 그런데 같은 공간에서 같은 장면을 보았으면서도 다르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이해력의 차이라기보다는 우리 두 사람이 살아온 삶의 방식의 차이거나 혹은 이전에 만난 사람이나 상황 속에서 겪었던 경험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복잡해서 간단한 공식처럼 설명할 수 없다. 타인의 마음뿐 아니라 내 마음도 그렇다. 내 마음 나도 모르고,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복잡한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심리학 역시 복잡하다. 이것을 이 책에서는 심리학의 여러 이론과 실험을 근거로 제시하며 역설로 풀어간다.



"왜 잘 되라고 한 말이 화를 부르고, 사랑하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걸까?" 표지에 적힌 이 문장에 이끌려 책을 읽었다.



책에서 소개하는 역설은 아홉 가지이다. 칭찬의 역설, 긍정의 역설, 비판의 역설, 배움의 역설, 착함의 역설, 두려움의 역설, 통제의 역설, 사랑의 역설, 외로움의 역설이 그것이다.



칭찬과 긍정의 역설 그리고 착함, 사랑, 외로움의 역설은 알고 있던(이전에도 들어 보았던) 내용이거나 책을 읽어보면 쉽게 수긍이 가는 부분이었고 그 외의 비판, 배움, 두려움, 통제의 역설은 내게 적용하거나 기억해 두어야 하는 부분이어서 유익했다.



칭찬의 역설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칭찬의 또 하나의 먹이이며, 칭찬은 처벌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므로 결과 칭찬이 아닌 과정 칭찬을 하도록 하자고 저자는 권유한다.



긍정의 역설에서는 긍정주의의 늪에서 벗어나라고 이야기한다. 시도 때도 없이 긍정적이기를 강조하는 환경 속에서 반발심을 느껴 본 경험이 많았던 나는 이 내용에 공감했다. 긍정이 나쁜 것이 아닌데 이러한 긍정을 올바르게 전달하려면 공감이 중요하다고 한다. 여기서 공감은 상대방의 감정을 인정한다는 것이지, 상대방의 행동에 동의한다는 것은 아니다. 가령 이런 것이다.



"네가 죽고 싶은 마음 이해해. 얼마나 고통스럽겠니. 네 마음은 이해하지만, 네가 죽는 것에는 동의 못 하. 널 이렇게 보낼 수는 없어!"



비판의 역설과 배움의 역설은 내가 당장 현실에 적용해야 할 대목이었다. 일단 나의 부끄러운 현주소에 반성했고 의도와는 다르게 받아들여졌을 나의 언행을 당장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꿀 것인가? 상대가 잘되기를 바란다면 잔소리 대신 "괜찮다"라고 말해주라고 한다. "괜찮다"라는 말에는 실수나 실패를 알지만 질책하거나 비난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는 뜻이 있으며 괜찮다는 말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삶을 능동적으로 마주해서 책임감을 갖게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서로에게 신뢰가 밑바탕 되어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움의 역설에서 강조하는 것은 메타인지이다.



착함의 역설은 읽는 동안 슬펐다. 책에서 예로 든 홀로코스트와 세월호 대목 때문이기도 했지만 우리에게서 흔히 보이는 모습이기도 했기 때문인데 이 역설에 빠지지 않으려면 전체 맥락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사람의 감정에 주목해야 한단다.



두려우면 회피하려는 나, 잘못된 통제감으로 자신을 비난하는 나, 상대를 존재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는 나, 타인이 나를 이해해 주기만을 바라는 나. 이런 모습에서도 벗어나야겠다.



관계, 사랑, 인생이 내 마음처럼 안 되는 이유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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