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음악가들
장옥님 지음 / 형설미래교육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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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음악가는 헨델,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베를리오즈, 쇼팽, 슈만, 베르디, 바그너, 차이콥스키, 말러,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이다. 모차르트와 베토벤, 슈베르트와 슈만 등의 삶과 위기는 익히 들어 짐작할 수 있었지만 바그너,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에 대해서는 자세히 아는 바가 없어서 책이 궁금했다. 그런데 읽어보니 잘 안다고 생각했던 음악가들의 이야기도 더 자세하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그들이 한층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헨델을 읽을 때는 헨델의 음악을 한 곡 유튜브로 검색해서 곁에 틀어놓고 들었고 바흐를 읽을 땐 바흐의 음악들을 들으며 읽었다. 그랬더니 그들의 삶과 음악 이야기가 더 와 닿는 기분이 들었다. 책의 제목처럼 그들의 위기에 대해서만 기록한 책은 아니다. 그들의 일생을 들려주고 그 가운데 겪는 위기랄까 어려움에 처했던 시절이 나오고 그것을 극복하거나 그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꽃피웠던 그들의 아름다운 음악을 이야기 해 주고 있는 책이다.

나는 음악 속에서 나고 자랐다. 가족들은 모이면 노래하고 연주했고 음악을 들으며 항상 음악을 가까이 했었다. 국문학을 전공하셨지만 영어 교사를 하셨던 할아버지는 클라리넷을 연주하시고 작곡도 하시고 지휘도 하셨다. 솔리스트를 하셨던 할머니, 음악을 전공한 외삼촌, 간호학과 교수님이지만 교회 반주를 하셨던 고모, 성악을 전공한 고모들, 영문학을 공부했지만 역시 교회 반주를 했던 이모, 성가대원이었던 부모님을 비롯한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이모들... 자연스럽게 음악 속에서 자랐던 나는 그러나 정작 내가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는 건 힘들어서 영 좋아하지 않았더랬다. 하지만 음악을 좋아하셨던 어머니께서는 내가 교회 반주자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살기를 바라셨다. 비전공자인 이모에게 피아노 악보 보는 법을 배우고 혼자 틈틈이 연습하는 정도로만 피아노를 치는 둥 마는 둥 했더니 어머니께서는 첼로를 배우게 하셨다. 반년을 배웠더니 선생님께서 예고를 가라고 권하셨다. 그때 처음으로 내 장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았던 것 같다. 첼로보다는 피아노가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나는 고등학교에 가서야 정식으로 전공자에게 레슨을 받았다. 그렇대서 전공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전공까지 하게 되었다. 음악을 배우는 대학 생활은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어려웠지만 즐거웠고 내 생애를 통틀어 가장 보람있고 행복하게 보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전공임에도 음악가에 대해, 음악가들의 일생에 대해 전부를 알지는 못하므로 나는 이런 종류의 책이 있으면 늘 찾아 읽곤 한다. 위인전기를 읽다보면 그들이 특별한 것은 다 어떤 고난과 역경을 견디고 이겨내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것 같다. 사람들은 살아가다보면 고난의 때를 겪고 좌절하는 때도 있으며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다. 음악가들도 마냥 행복하고 안락한 상황 속에서 그런 명작들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었다. 가난과 질병, 관계의 어려움 같은 것들을 극복하며 탄생시킨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정말 흥미롭게 들려주고 있다. 읽다보면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존경스럽다. 각각의 음악가들 이야기 시작할 때 그들의 초상화가 있어서 좋았고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마칠 때 본문 가운데 나오는 음악 용어들을 설명하며 정리해 주고 있어서 음악 애호가들과 아마츄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코로나의 기세가 꺾이기는 커녕 더 유행하는 가운데 이 더위 속에서 집에 있는 동안 음악을 들으며 이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이 위로가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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