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어린이 종교 사전
제니퍼 글로솝 지음, 존 만사 그림, 강창훈 옮김 / 책과함께어린이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학부때 교양수업으로 종교에 관해 들은 적 있다. 기독교, 불교, 유교, 이슬람교. 이렇게 있었던가? 오래되서 기억이 안난다. 다만 기억하는 한 가지는 마지막 기말시험인데 그 세 종교에 대해 설명하고 차이점을 쓰라는 것이었다. 배운 대로 써야 했을것을 한 학기 내내 뭔가 수업 내용이 미진하다고 느꼈던 나는 교수님께서 낙제점을 주셔도 좋다는 고집으로 내가 배운 그 종교들에 대하여(이렇게만 썼더라면 좋았으련만) 그리고 내 소견을 남발하여 답안지를 작성하고 당당히 제출했더랬다. 내가 왜 그랬을까.. ㅡㅡ;

변명을 해 보자면 한 학기 수업 하는 동안 교수님께서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으로 가르치시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말도 안되지?" 이러시는 느낌... 그래서 그 반발심에 기독교에 대해 설명한 내 답안지는 뭐 아주 난리났었던..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ㅎㅎㅎㅎ 암튼 그 당시 나는 그때 이의를 제기하러 다시 찾아갈까 하고도 생각을 했더랬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나중에 돌이켜보니 신앙은 내 문제, 나의 삶인 것이고 종교에 대한 시험은 배운 대로 착실히 쓰는 게 맞는 거였는데 싶다.



그림으로 보는 어린이 종교사전이라는 책을 보자 그 옛날 기억이 났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종교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그림을 곁들여 아주 간단히 세상에 있는 다양한 종교들을 소개해 주는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 차례를 보면 첫부분에는 종교란 무엇인가, 세계 종교의 상징 그리고 세계 종교 지도가 나온다. 그 뒤를 이어 인도에서 시작된 종교, 중동에서 시작된 종교, 동아시아에서 시작된 종교, 다른 대륙(아프리카, 북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시작된 종교에 대해 나온다.

이런식으로 분류해 놓으니 머릿속에 간추리는 게 더 쉬웠던 것 같다.

인도에서 시작된 종교로는 힌두교, 불교, 시크교, 자이나교가 있고 중동에서 시작된 종교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조로아스터교, 바하이 신앙이 있으며 동아시아에서 시작된 종교는도교, 유교, 그리고 신도가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시크교, 자이나교, 조로아스터교, 바하이 신앙.. 이런 건 들어보기만 했지 그게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접했다.



그림이 있어서 좋은 점은 문자로 읽기만 했을 때의 막연한 상상을 넘어 직관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힌두교의 주요 신 가운데 하나인 브라흐마의 모습으로 연꽃 위에 앉아 있으며 얼굴이 네 개라고만 쓰여 있는 것을 읽었다면 그 글을 읽은 사람마다 다른 상상을 했을 것인데 그림으로 그 모습이 나와 있으니 나중에라도 어디선가 보게되면 브라흐마 라는 것을 (이름이 생소해서 과연 이름까지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알 수 있는 것이다.



각 종교마다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는지, 어떤 가르침과 믿음을 갖고 있는지, 경전과 예배의 형식과 방법은 무엇인지, 종교 지도자들과 성지, 특별한 의식과 기념일 등을 설명해 주고 있다.

읽다보니 여러 종교 얘기가 머릿속에서 뒤죽박죽이 되어 이래서야 읽은 보람이 있겠는가 싶었는데 끝까지 다 읽어보니 드는 생각은 왜 그런 종교들이 하필 그 지역에서 생겨났는지, 서로 어떤 영향들을 주고 받는지 그리고 인간이 사는 동안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하고 바르게 살아가려는 노력을 꽤 많이 했다는 것과 그래서 느껴지는 겸손함 같은 것들에 대해서 였다.

그래서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 종교들에 대해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알게 될 것 같다. 나는 특별히 이슬람교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보았는데 평소 이슬람교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 있어서 그랬다. 시아파와 수니파에 대해 뉴스에서 접하던 것과 사뭇 다른 느낌에 놀라기도 했다. 다들 자신의 종교가 주는 가르침대로만 살면 이 세상이 낙원이겠는데?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림이 많아서 금세 읽을 수 있는 책이고 깊게 파고들어 종교에 대해 연구할 목적이 아니라면 이 책에 소개된 정도로만 알고 있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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