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교감
이혁 지음 / 연화경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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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이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어느 날, 모유수유를 하고서 아기를 안아 재운 후 조심스레 눕히고 나서 땀을 식히기 위해 시원한 냉수를 벌컥벌컥 마신 적이 있었다. 평소에는 거의 물을 마시는 일이 없던 내가 그날따라 갈증이 나고 더워서 그랬는데 물을 마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갑자기 오한이 나면서 열이 나기 시작했다. 열이 끓는데 몸은 덜덜 떨리고 아파서 결국은 병원행. 다른 이유는 없었다. 지친 몸에 차가운 물을 한 잔 마셨다는 것이 오한과 발열의 원인이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이 사건은 내가 겪은 것은 아니고 아는 사람에게 일어난 불행이었다. 그분의 20대 아들이 어느 저녁 날, 치킨을 먹은 후 차가운 물인지 찬 사이다인지를 마셨다는데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었다. 기름지고 조금 식은 치킨과 차가운 음료가 평소 지병도 없고 건강하던 젊은이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것은 너무나 슬프고 충격적인 일이었다.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마시는 물과 음식이 어떻게 먹고 마시느냐에 따라 몸에 이롭기도 하고 해로울 수도 있는 것 같다. 이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이야기들도 결국 이런 이야기이다.

물을 조금씩 나누어 마실 것(모든 사람에게 매일 2리터씩의 물이 필요한 것이 아님. 저마다 필요에 따라 마시기), 잘 자도록 할 것, 과식하지 말 것, 찬 음료를 줄일 것, 음식 섭취에 주의할 것, 적절한 운동을 할 것, 오전과 저녁에 걷기 등등.

이 제목이 몸의 교감이듯이 우리 몸의 교감, 마음의 교감, 자녀 또는 부모님과의 교감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고 있다. 인위적이거나 억지로 또는 남들과 똑같이 누구에게나 통하는 건강상식 이런 것보다 각자에게 필요한 것을 알아주는 것, 챙겨주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도 보편적이고 평소 습관이 되면 좋을 건강에 대한 상식 이야기.

물을 많이 마셔주라는 이야기가 종종 매스컴에서 나오길래 물을 가까이 하지 않던 나는 더 많은 물을 마셔보려 노력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참 어려운 일이었다. 많이 마신 것도 아닌데 물 마시는 게 고역이었고 좀 과장해서 이야기 하자면 익사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 책에서는 누구에게나 그렇게 많은 물의 섭취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 설명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부담없이 물을 나누어 조금씩 자주 마시는 쪽으로 노력 중이다. 여름 내내 찬 물과 아이스 커피를 달고 살다가 역류성 식도염이 극심해져서 병원에 다녀온 일이 있다보니 온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책의 목차를 읽어보다 그것에 이끌려서였다. 어지러움, 다이어트, 순환, 비염, 약물 남용, 몸의 재생, 불면.. 이것들은 다 나에게도 어느 정도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었던가. 다 읽어보니 당장 해결되는 처방이 쓰여 있지는 않았다. 다만 평소 물과 음식의 바른 섭취에 대해 설명하며 권하고 있고 온수를 마신다거나 인스턴트 보다는 자연식을 한다거나 아침 저녁으로 걷기와 같은 것들은 당장 실천에 옮겼다. 어렵지도 않은 것들이라 과연 이것만으로 비염과 어지럼증 같은 게 개선이 될 것인가 의심쩍은 것도 사실이지만 최소한 더 악화되는 것만은 막아줄거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이 책은 띠지가 눈에 확 띄었는데 거기엔 이렇게 쓰여 있다. - 테스 형이 말씀하셨다.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이 된다." (히포크라테스)-

아, 히포크라테스도 테스형이구나. 소크라테스만 테스형이 아니었어!

전에도 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 자신이 된다는 말 말이다. 지난 2년간 먹은 것이 우리 자신이랬다. 매일 빵만 먹는 사람은 빵이고 매일 술만 마시는 사람은 술이라고. 내가 먹는 것이 나 자신이 된다는 말은 우리가 평소 먹고 마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 주는 것 같다. 이제라도 잘 먹고 마시면 나 자신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도 희망적이다.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생활 습관을 바르게 하여 나 자신을 잘 만들어가야겠다. 나는 특히 수면 부족이 늘 문제인데 그것도 노력해 봐야겠다. 내 몸에 흐르는 체액의 정체되고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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