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도 나도 치매는 처음인데, 어떻게 하지? - 부모님과 가족 모두가 후회하지 않는 치매 안심 가이드
와다 히데키 지음, 김은경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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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가까운 주변에서도 치매를 앓는 분들을 많이 보게되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정정하시던 어르신께서 치매로 기억을 잃거나, 걷는데에 불편을 느끼게 되거나, 다른 성격을 보이거나 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가슴이 아픈 것은 물론이고 두려운 생각이 밀려왔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되거나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공포감을 자아낸 것이다.

주변에서 그렇게 많은 경우를 보았으나 각자가 처한 상황을 두고 누구는 이렇게 하던데 누구는 이렇더라 등으로 비교하거나 구설에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되긴 했었다. 내 일이 될까봐 겁을 내면서.

이 책에서는 근데 정말 그렇게 경고(?)한다. 내일은 내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세상에는 치매인 사람과 치매가 될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말이다.

치매를 앓게 되는 원인이 몇가지 있는데 그 중 노화로 인한 치매는 노인이 되면 거의 대부분 생기는 것처럼 쓰고 있어서 사실을 부인하고 싶었다. 실제로 나의 할아버지는 101세까지 사셨지만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정신이 맑으셨고(병원에서 검사도 받으셨으나 치매를 앓지 않으셨다) 외할머니 역시 94세에 돌아가시는 날까지 정신도 맑고 거동이 가능하셨으며 손수 뒷처리도 깨끗이 다 하셨더래서 나는 늙는다는 것이 치매로 연결되는 것이라고는 절대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이 책은 일본의 노인정신의학 및 임상심리학 전문의가 쓴 책이다. 30여년 동안 노인정신의학 분야에 종사하며 수많은 사례를 직접 겪고 치료하며 얻은 내용들을 토대로 썼다.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프롤로그에서는 부모님에게서 변화가 느껴질 때 무조건 치매라고 단정짓지 말라는 것, 노인성 우울증이 치매로 오인되기도 한다는 것, 그리고 실제로 치매일지라도 당장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며 어떤 유형의 치매인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1장에서는 부모님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라는 제목으로 부모님의 노화와 변화와 병증의 신호 등을 이야기한다. 더불어 그럴때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해서도 제시해주고 있다. 2장은 변하기 시작한 부모님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를 이야기한다. 이 장을 통해 실제상황이 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자세히 쓰고 있는데 난 솔직히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수긍이 되지 않았다. 내가 본 치매는 결코 간단치 않아서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을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3장. 부모님의 행복을 원한다면 이란 제목으로 자녀로서 도울 수 있는 일을 이야기한다. 2장과 3장의 차이는 2장은 의학적 소견이, 3장은 인간적 도리가 더 가미된 느낌이라 해야할까. 난 그렇게 받아들여졌다. 4장에서 다루는 내용은 부모님과의 소중한 시간을 후회없이 보내기 위해 어떡하면 좋을지를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는것으로 치매에 안걸리거나 치매의 발병을 늦춘다거나 나아지게 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냥 치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많은 노인이 겪는 치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가야 할지를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부모님께 더 잘해야겠다는 것과 내 자신을 더 관리하여 자녀에게 부담을 주는 노후를 보내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노화로 인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부모님을 마주하면서 바람직하게 대처하는 일은 결국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늙어갈 것인가를 준비하는 일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 책은 그런 마음을 갖게 해주는 점에서 좋았고 숱하게 접하는 치매에 관한 상식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아서(내가 관심이 많아서 그간 읽고 접한 것이 많아서 그럴수도 있다) 내게는 새로운 것이 없어서 아쉬운 책이었다.



p.54 치매가 진행되면 자체 검증 능력이 약해집니다. 전두엽의 위축으로 인한 뇌 기능의 저하 때문인데 심한 경우 검증은 물론이고 감정조절마저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릅니다. 그리고 증상이 심해지면 본격적으로 망상을 하는 단계에 이릅니다. ... 이와 같은 망상은 본래 잠재적으로 갖고 있던 의심 많은 성격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p.64 일상 생활의 패턴이 변한 이유를 부모님께 직접 물어보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p.83 전두엽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단련하면 감정과 의욕의 노화는 일정 부분 방지할 수 있습니다.

p.85 뇌를 쓰면 절대로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 100% 완벽한 사실은 아닙니다.

p.86 익숙한 모든 것들은 우리의 뇌를 자극하지 못한다.

p.89 무의식적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나 패턴이 일정하게 고정된 습관 같은 일상의 반복은 전두엽을 활성화시키지 못합니다. 그 업무가 아무리 고난도에 고도의 지적 작업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 계산을 한다고 해서 전두엽의 기능이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p.138 신체적 능력과 뇌 기능 저하를 늦추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지금껏 해온 일들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p.190~192 치매가 진행 중인 부모님에게 뇌 트레이닝을 시키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뇌 트레이닝을 통한 스킬 업이 일상생활의 레벨업으로 확장되지 않는다/ 뇌 트레이닝 보다는 오히려 장보기, 정원 손질하기, 요리, 세탁, 손자돌보기 등 일상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 치매예방과 진행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p.195 자식이 부모에게 가장 가까운 존재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치매노인을 돌보는 전문가는 아닙니다. 게다가 남아 있는 가족을 돌봐야 하는 생활인입니다. 아무리 자식이지만 중증 치매환자인 부모님을 언제까지나 완벽하게 돌볼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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