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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바로 영어 독학 단어장 ㅣ 바로바로 독학 단어장
이민정.장현애 지음 / 탑메이드북 / 2017년 4월
평점 :
크리스마스 이브에 방학해서 거의 석달째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는 우리집 어린이를 위해 나는 나 나름의 최선을 다하는 중에 있다.
코로나19 유행 전부터 못 나갔던 이유는 방학과 동시에 아이가 심하게 앓았고 아이가 나아갈 무렵부터는 내가 독감을 심하게 앓느라 아까운 방학을 다 써버린 탓이었다.
그러다 내 몸이 다 회복되기 전에 잠시 아이와 외출을 했었는데 교회에서 예배 드리는 것 외엔 그 날이 우리 아이에게는 이 겨울의 유일한 외출이 되다시피 되어버렸다.
개학하려던 찰나, 코로나19의 유행이 시작되었고 우리동네에서는 초창기부터 확진자가 나와 가장 먼저 개학이 연기되었던 것이다.
금세 진정될 것을 기대했으나 이제는 WHO가 팬데믹을 선언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것도 끝은 있겠지.. 그러나 연기된 날짜에 개학이 가능할 지도 불투명해졌다.
그래서 우리집 어린이는 아프던 시기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쉬었고, 다 나은 후에는 방학이니까 신 나게 놀았고, 개학이 연기된 후에는 얼떨결에 그간 미뤄두었던 방학숙제를 했고, 그리고 지금까지는 할 일이 없어 심심한 처지가 되었다. 그러나 걱정과 불안지수가 상당히 높은 나는 아이를 그대로 팽개쳐 둘 수가 없어서 일단 지난 학년에 사놓은 (사놓기만 한) 자습서를 전부 다 공부하게 했다. 휴대폰 게임이나 하던 아이는 어쩔 수 없이 자습서를 다 풀었다. 그 즈음 휴업이 길어지자 학교에서는 휴업 중 학습할 내용들을 보내주었고 우리는 그것을 출력하여 다 해결했다. 그러고도 또 다시 시간이 남아 인터넷으로 접속해서 보라는 것들을 틈나는대로 보는 중이고 책도 읽고 다같이 보드게임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보니 영어에 공백이 생겼다. 뭐 공백이라 부르니 이제까지 하던 것과 앞으로 하게 될 사이가 빈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는 그게 아니고 그냥 영어를 안하고 있는 상태인 것일 뿐.
영어로 된 그림책부터 읽어보라 했으나 단어를 찾느라 더 바쁘고 단어 찾느라 내용 따라갈 흥미를 잃고, 사교육 없이 학교에서 배우는 게 전부였던 아이에게는 영어를 무작정 혼자 하라는 건 역시 무리가 아니었겠는지... 그래서 영단어라도 좀 알게 되면 좋겠다 하고 생각하다가 이 책이 눈에 띄었다.
바로바로 영어 독학 단어장. 나는 특히 "독학"이라는 단어를 보면 크게 반응하는 편이다. 공부란 자고로 공들여 스스로 하는 것. 이라는 생각이 너무 강한 것 같다
암튼 그래서 보게 됐는데 책표지가 알록 달록 예쁘다. 공부는 일단 시작하면 배움엔 끝이 없어서 긴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법인데 책이 재미없으면 거부감부터 들지 않은가. 그런데 이 책은 뭔가 부담이 없는 느낌을 주어서 좋았다. 표지만 알록달록한 게 아니고 내용도 그림이 가득하다. 모든 단어에 그 단어를 표현하는 그림이 있다.
심지어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들에도 그림이 있다. 아주 직관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단어장이다. 펼치면 우리말 단어와 영단어가 있고 그 아래 한글로 발음을 적어놓았고 바로곁에는 그림이 딱 나와 있으니 한눈에 그 모든 게 들어오는 구조이다. 다만 우리말로 발음을 적어놓은 것이 내게는 아쉬운 점이었다. 발음기호가 있었더라면 처음엔 힘들어도 나중엔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서. 그러나 한글은 위대하여 영단어 발음을 모두 적어놓았더란.
책을 아이에게 주었더니 아이는 책을 아무데나 펼쳐들고 내게 퀴즈를 내듯이 문제를 내기 시작했다.
"엄마 쑥갓을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 글쎄다 모르겠구나. 쑥갓이 영어로 뭐니? "크롸운 데이지래요, 엄만 몰랐어요?" 이런 식.
곁에 있던 아이의 누나와 형이 무슨 단어장인데 쑥갓이 나와? 라며 모여들었다. 한번씩 돌려가며 책을 구경했다.
이 책은 크게 일상생활단어, 여행단어, 비즈니스단어 세 파트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파트마다 세분화되어 일상생활단어편에서는 개인소개, 신체, 감정 행동표현, 교육, 계절/월/요일, 자연과 우주, 주거 관련, 음식, 쇼핑, 도시, 스포츠 여가.. 에서 자주 쓰는 단어들을 수록했다. 한글 발음과 그림을 곁들여서.
간단한 기본 회화 표현을 수록해 놓기도 했고 관련 대화도 짤막하게나마 실려 있다.
책이 예쁘고 그림 덕분에 쉬워 보이는 효과가 있고 발음을 찾는 수고마저 덜어주므로 영어 단어를 처음 공부하는 초등학생에게 좋은 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