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말고 스몰토크 - 소소하지만 대체할 수 없는 매력적인 소통법
데브라 파인 지음, 김태승.김수민 옮김 / 일월일일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겨우내 포근하더니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춥네요. 요즘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조심스러워요.

저는 얼마 전 A형 독감이 앓았는데 그 ​독감이 천식으로 이어졌어요.

저처럼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폐렴이 유행한다는 게 더 두렵고 걱정이 됩니다."

나는 사람들을 만나면 먼저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가볍게 묻고, 그리고는 '고작 날씨 얘기'를 한다.

날씨 얘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대화를 주고받고 싶지만 마땅한 대화의 소재를 찾기가 쉽지 않음을 자주 느낀다.

특히 모두에 쓴 것처럼 상당히 많은 정보를 노출하며 대화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네 그렇네요." 정도의 단답형 대답을 듣거나

"아 그러세요?" 하는 대답이 돌아오면 새로운 화제를 떠올리느라 어색한 침묵이 이어진다.

그나마 단답형 대답으로 끝나면 열심히 생각해 낸 또 다른 이야기를 이어갈 수도 있겠지만,

만약 대답하는 상대방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괴담을 꺼내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늘어놓는다거나,

마스크 부족 사태라던가 중국인 출입국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정치적으로 이야기가 빠진다거나 하면 괜한 소릴 꺼냈다고 후회하게 된다.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일은 ​흔하게 있다.

늘 만나는 사람과는 일상을 공유하기 때문에 오히려 나눌 얘기가 풍부하지만

드물게 만나거나 처음 만나는 사람과는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막연할 때가 많다.

의견이 갈릴 가능성이 많은 정치, 종교 이야기를 제외하고, 너무 사적이고 깊숙한 얘길 다짜고짜 할 수도 없으니 피하고...

이런저런 것을 고려하여 이야기의 소재를 찾으려 들면 그 사이 침묵은 길어지고 어색함으로 이어지면서 자리가 불편해진다.

​스몰 토크는 이러한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누그러뜨리고 서로 친해지기 위해 시작하는 짧은 대화의 기술이다.

"잡담 말고 스몰토크" 이 책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대화를 시작하는 순간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하면 대화가 매끄럽게 이어질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적절한 질문, 조심해야 할 질문, 삼가야 할 화제에 대해서도 실례를 들어가며 조언해준다.

자신의 상태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체크 리스트도 있고, 경우에 어울릴만한 자연스러운 몇마디 말들도 소개되어 있다.

대화에 찬물을 끼얹는, 일명 대화 범죄자 유형들이 소개된 챕터가 있는데 읽으면서 뜨끔한 유형이 몇 가지 있기도했다. ​

간단하고 ​집중하기 쉽게 짧은 챕터들로 구분되어 쓰여 있어서 술술 익히는 책이기도 하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하여 갑자기 달변가가 된다던가 스몰 토크의 강자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통해 내가 하는 말과 말하는 태도 그리고 그 내용 등에 대해 다시한 번 돌아보게 되었다.

특히 나는 어색함을 메꾸기 위해 ​상대에게 질문을 하는 대신 내 얘기를 잘 하는 편인데 나 자신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통해

정작 나는 ​개의치 않는데에 비해, 상당히 사적인 얘기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하는 분별력 떨어지는 나 때문에

상대방이 당황스러웠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리고 단답형 대답을 주로 하는 대화의 상대를 만나게 되면 나는 오만가지 잡다한 이야기를 다 골고루 늘어놓는데

그건 스몰 토크를 잘 했던 것이 아니라 '아무말 대잔치'였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워졌다.

또한 말하는 것만큼이나 잘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할 기회가 되었는데

역시 말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위한 것이니만큼 스몰 토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향한 관심과 열린 마음,

그리고 경청하는 태도가 아닌가 하는 걸 깨닫게 되었다.

스몰 토크는 데이트를 할 때, 이웃과 만났을 때, 때로는 면접을 할 때도 필요하고 회의, 모임, 행사 등등에서도 필요하므로

평소 이런 주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의 노력과 준비 그리고 연습도 필요하지만 스몰 토크를 잘 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잡담이나 혼자만의 대화독점 혹은 아무말 대잔치가 아닌 스몰 토크의 강자가 되기 위해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책.

"잡담 말고 스몰토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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