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6학년 2반 - 경제가 쉬워지는 재미있는 경제동화
석혜원 지음, 한상언 그림 / 다섯수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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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전에 5학년 아이들을 위한 경제 교육 뮤지컬팀의 공연을 봤는데 주된 내용이 용돈 관리에 관한 것이었다. 용돈 관리를 통해 가진 돈을 저축하는 데에만 치중된 채 가르치게 되어 아쉬운 면이 있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기업이 이윤을 내는 과정에 대해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 놀랐다. 주식회사의 의미부터 시작해서 주식, 주주, 자본금, 펀드, 주주총회와 같은 경제 용어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풀어낸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여 기업을 만들고 경제 활동에 직접 가담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발상이라고 생각되었다. 특히나 아이들이 직접 재무상태표나 손익 계산서와 같은 재무제표를 작성해보고 이를 주주들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주식회사를 몸소 체험해본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내가 어렸을때 아버지께서 관할하시는 건설 현장에 나를 데려가서 벽돌 나르기 등 저에게 비공식적인 노동을 시키고 일급을 주셨는데 그때 느꼈던 게 '돈 몇 만원 벌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나는 커서 육체노동은 못하겠다 공부 열심히 해야지'였다. 그리고 농번기에 외갓집 농삿일에 나를 자주 데려가 일을 시키셨다. 일을 마치면 아버지가 매번 "오늘 네가 캔 고구마는 총 얼마어치다" ,"오늘 네가 딴 고추는 얼마짜리다" 이렇게 늘 경제적 가치를 환산할 수 있게 알려주셨다.

땡볕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땀과 진흙 범벅으로 일해도 주어지는 돈이 정말 몇푼 안 된다는 것을 느끼며 지금 돌이켜보니 어렸을때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된다.
경제 관념이 부모의 잔소리나 책을 통해서 보다는 직접 몸으로 체감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 레몬에이드 파는 아이들처럼 말이다. 그런 경험들이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를 고민하게 하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돈을 계획적으로 써야 한다는 것, 자신이 쓴 돈에 대해 책임지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노동의 가치를 알게되면 돈의 가치는 더 절실히 체감된다.

내가 6학년 아이들을 맡게 된다면 꼭 몸으로 절감하는 경제 교육을 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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