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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체포되었어요 - 2023 스포르훈덴상, 2024 스웨덴 예술위원회 번역제작지원, 2024 올해의 환경책 어린이 부문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86
다니엘 셸린 지음, 클라라 바르틸손 그림, 신견식 옮김 / 지양어린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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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 크기가 너무 작고, 글밥이 많은 것은 좀 걱정이었지만

찐하고 환상적인 느낌의 초록색 숲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엄마가 체포된 이유'나 

남은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갈지가 너무 궁금했다.


이야기가 일단 아주 재미있다.

누가 봐도 악당인 아저씨가 처음부터 나오는데, 

사실 범죄를 저지른 건 우리 엄마고 ㅋㅋㅋ

아이들만 집에 남아 살아가야 하는데 

걱정한 것이 민망할만큼 씩씩하게 잘 먹고 잘 살아 나간다.


그러다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엄마를 구하고,

나무를 베어 팔던 아저씨는 이제 더이상 숲을 망가뜨릴 수 없게 되는 과정도

신기하고, 기발해서 아이와 즐거운 대화가 끝없이 이어진다.

덤으로 우리 주변의 자연을 왜 보호해야 하는지, 

굉장히 효과적으로 깨달았다.


또, 이야기의 결말을 알고 난 다음에는 보통 책을 덮어버리는데

이 책은 그때부터 숨은그림찾기 책으로 변신한다!

오히려 결말을 알고 나서 다시 보니, 

처음부터 꽤 정교한 숨은그림찾기가 풍부하게 숨어 있었다.


책 한 권으로 실컷 놀 수 있어 만족감이 크다.




이 그림만으로도 우리가 왜 숲을 보호해야 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나중에 발견한 깨알 같은 악당 아저씨 디스 ㅋㅋㅋㅋ






칼 휘게 아저씨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어요.

벌목 기계가 고장 난 것은 참 다행한 일이었어요.
돼지코와 나는 울창한 숲속의 나무들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참, 돼지코는 앞니 빠진 내 동생의 별명이에요.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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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버스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87
로렌 롱 지음,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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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섬세하고, 행복한 그림책입니다.


노란 버스의 여정에 안타까움을 느꼈다가도,

노란 버스의 행복에, 

읽는 사람도 행복감으로 가슴이 충만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이가 읽어도, 어른이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


그림이 대단합니다. 그림 작업 과정에 관한 후기가 뒤에 있는데

거대한 마을 전체 모형을 지어 놓고, 자세히 관찰해가며 그렸다고 합니다.


미술학원 하는 친구에게 선물하려고 주문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노란 버스는
거리를 누비고 다녔어요.

아이들과 함께 노란 버스는 행복했어요.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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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지키고 싶은 소중한 보물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82
막심 드루앙 지음, 이성엽 옮김 / 지양어린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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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판타지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우정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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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지키고 싶은 소중한 보물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82
막심 드루앙 지음, 이성엽 옮김 / 지양어린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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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지키고 싶은 소중한 보물'의 주인공은 기사가 아니라, 용이다.


이 용은 어릴 때부터 보물의 수호자로 키워졌고, 부모에게 물려받은 보물을 지키며 살아 왔다. 하지만 그는 판타지 문학 속 다른 용들과 달리 황금이나 보물에 전혀 흥미가 없는 독특한 용이었다. 그래서 용은 보물을 지킨다며 깊은 산에서 평생 혼자서 침입자들을 내쫓으며 사는 자신의 삶이 지겹고, 비참하게 느껴졌다.

의욕을 잃고 잠만 자던 용 앞에 어느 날 마르고라는 이름의 작은 소녀가 아무 욕심 없이 다가왔다. 용은 그녀와 친구가 됐고, 동굴 안에 그녀가 살 집을 지어주었다. 처음으로 소중한 대상이 생긴 용은 행복했다.

그런데 그녀는 사실 신비한 능력을 지닌 공주로, 왕을 속이고 왕비가 된 사악한 새엄마에 의해 탑에 갇혀 살다가 도망쳐 나온 것이었다. 욕심 많은 왕비는 마르고를 다시 빼앗기 위해 최고의 용 사냥꾼과 군대를 앞세워 쳐들어온다. 이제 용은 소중한 친구를 지켜야 한다.

친구보다 소중한 보물이 있을까?

이 책은 판타지 장르의 클리셰를 뒤집어 얘기하는 독창적인 판타지 동화다.

전통적인 판타지에서는 왕자나 기사가 험난한 모험 끝에 부자가 되거나 공주와 결혼하는 승리의 서사를 보여준다. 이런 이야기에서 모든 것을 불태우는 거대하고 강력한 용은 대개 주인공이 마주치는 시련의 기능을 해 왔다. 그런데 용 입장에서 보면 자기가 자기 재산을 지키며 살던 보금자리에 함부로 무기를 휘두르며 쳐들어온 인간이야말로 도둑이고, 악당이며, 주인공의 시련이다.

이처럼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장르적 장치의 전복이다. 익숙한 캐릭터와 상황을 신선하게 해석하는 재미를 주고, 독창성이 더해졌다. 이전엔 용과 싸워서 공주를 구하는 용사 이야기가 많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이 책에서는 어린 용들에게는 ‘공주들은 반드시 말썽을 부르는 불길한 존재’라고 가르치는 근거가 됐다.

주인공은 보물에 욕심이 없는 용인데 이 또한 ‘숨겨진 보물의 수호자’라는 전형적인 용의 캐릭터를 뒤집은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작가는 선악의 기준에 대해 다시 묻기도 하고, 삶에 소중한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철학적 주제도 효과적으로 풀어낸다.

용은 자기가 선택한 적 없는 보물 지킴이의 역할에 의문을 품고, 삶의 의미를 찾고 싶어 한다. 스스로에 대한 질문과 호기심은 타인인 소녀에게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된다.


군대가 침략했을 때, 용은 소중한 친구를 지키기 위해 무너지는 동굴을 버리고 탈출한다. 자신을 가둬왔던 관습의 세계가 파괴되자 비로소 용은 자기 운명을 스스로 선택하는 자유를 얻게 된다.

책은 부의 진정한 의미에 관한 메시지도 강조한다. 보물의 값어치는 얼마나 반짝이고 귀한지에 따라서가 아니라. 집을 짓고 연못을 꾸미는 데 필요한 쓰임새로만 매겨진다. 목숨바쳐 빼앗거나 지켜야 할 대상이 될 이유를 인간이나 용이나 스스로 다시 물어야 한다.

두 주인공은 물질보다 둘 사이의 우정을 더 소중히 여긴다. 둘에겐 보물보다 이야기, 산책, 수영이 더 값지다.

반면 왕비는 다른 이야기 속 어떤 악역들보다 욕심 많고 사악하게 묘사되어 있고, 결국 더없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특히 작가는 잘 알려진 ‘미다스의 왕’ 전설을 끌어와 이런 주제를 더 부각시키는 한편, 매력적인 반전과 절정을 이끌어 내고 있다.


글-그림-메시지의 삼위일체

이 책의 문학성은 뛰어나다. 글밥이 적은 편이지만 사용된 어휘는 풍부하고 수준이 높다. 또 간결한 문체로 다양한 감정과 유머를 섬세하게 잘 담아내고 있다. 독창적이고 몰입을 유지시키는 이야기 전개와 세계관 및 캐릭터의 설계도 흠잡을 데 없다.

많지 않은 글밥으로도 중요한 메시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어린 독자들은 책을 읽으면서 내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건강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섬세한 펜으로 그린 자유롭고 유머러스한 그림은 이야기를 잘 뒷받침하고 있으며 때론 웃기고, 때론 놀라게 하는 등 책읽기의 즐거움을 더한다. 작가는 글 사이에 작게 삽입된 그림부터, 양면을 꽉 채운 웅장한 그림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다. 특히 글 없는 페이지에서 그림만으로 줄거리를 이어가는 동시에 장면의 분위기를 장악하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검은 펜에 노란색만으로 채색한 그림이 독특한데, 노란색은 이 책의 중요한 소재이자 주제인 황금을 잘 표현할 뿐 아니라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 넣고, 이야기 흐름에 맞게 감정을 드러내는 역할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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