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잘되게 해주세요 - 자존과 관종의 감정 사회학
강보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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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변의 시대다. 극변의 시대에 트렌드라는 것은 솔직히 그것을 정의해 버리면 이미 올드해버린 것이 되어 버린다. 무언가가 정리를 통해 정의되는 시간을 주지 않는다. 아마 하나의 사회 현상을 학문적으로 기록하는 것은 아마 시시각각 변화하는 트렌드와 비교한다면,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학문의 강력함은 이러한 느림을 통한 정립에서 나오기도 한다. 학문이란 것은 신문처럼 어제 있었던 일을 재빨리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는데도 불구하고 공톰점을 갖고 있는 것들을 찾고, 이에 대한 패턴을 분석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패턴들이 어떻게 모양을 바꾸면서 약간씩 변하고 있는지를 추적한다. 느리기 때문에 이와 같은 학문적 접근이 할 수 있는 것이고, 느리기 때문에 단편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나만 잘되게 해 주세요>는 상당히 학문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분제는 자존과 관종의 감정 사회학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2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윤태진 교수님이 이 책을 추천했다. 물론 나에게 추천한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에 믿고 읽는 강보라의 길이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나 또한 이미 감정 사회학에 포섭된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간혹이 아니라, BJ들이 하는 리액션들이 재미있어서 본다. 어쩌면 성인 남성이기 때문에 여자 BJ들의 매력적인 춤을 더 좋아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남자 BJ들이 미친 듯 쏟아내는 리액션들을 더 좋아한다. 물론 그들의 리액션은 재미있고, 그 리액션으로 인해서 사람들과 갈등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상당히 재미 포인트가 있다. 하지만 이 미친 듯한. 즉 관종이 되어서 만들어지는 상당한 힘은 더 이상 볼거리에서 끝나지 않고, 생산자들에게 상당한 경제적 이득을 주기도 한다. 이른바 관종경제다. , 이 책은 관종들의 사회가 만드는 정동에 집중을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내는 정동이 어떠한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 내는지도 재미를 주는 포인트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한 이 책은 한편으로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성찰을 하게끔 만들기도 한다. 내가 즐기고 있는 현재의 문화가 어떤 것인지, 나 자신이 어떤 문화에 매료됐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이를 통해 내가 자극적인 콘텐츠에 매료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계속해서 질문을 하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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