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 역사
속의 외교정책은 사대주의, 폐쇄정책 등 부정적인 의미로 정의되지만, 백제는
‘융합과 소통’을 원동력으로 강과 바다로 열린 지리적인 조건을
활용하여 선진 문화(중국 남북조시대의 동진)의 수용과 교류
및 전파를 통해 해양 강국, 문화 강국을 지향한 큰 나라였다. 그러나, 중국까지 위협하였던 강대국 고구려, 삼국을 통일한 신라에 가려져
백제는 역사적으로 소외 받는 대표적인 나라가 되었다. 저자는 신라와 가야는 물론 고대 일본의 아스카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해양 강국, 문화 강국 임에도 불구하고 저평가 되고 있는 백제를 재조명하기
위하여 백제계 도왜인들의 유적이 남아 있는 가와치 지역을 직접 답사하였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가와치 지역에 보존되어 있는 백제인들의 유적지 및 박물관을 탐방한 후에 기록한 기행문으로 구성되어 있고, 2부는
백제와 왜의 관계, 도왜인들의 활동, 백제계 도왜씨족 등과
관련된 설명자료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10곳의 지역을 역사학자들이 답사한 후 답사지역 유물의 역사, 주변 환경 등을 사진과 함께 설명해주고 있으나, 역사 지식이 부족한
나 같은 사람들에게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각주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반면, 답사지역에 있던 박물관의 경우 디자인과 배치 및 구성은 한국에 가봤던 박물관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일본에 가면 꼭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과 한국 박물관에 대한 아쉬움이 생겼다.
2부는 백제가 왜가 통교를 갖게 된 원인 및 도왜인들이 이주 하게 된 원인과 그들의 활동에 대한 설명을 통해 백제의
역사 뿐 아니라 일본의 역사도 알 수 있다. 특히, 백제와
일본과의 문화교류는 일방적인 것이 동등한 관계에서 이루어 진 것이라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대부분은
사람은 우리가 미개한 일본에 선진 문물을 전달해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또한, 백제와 왜의 외교관계가 소원해질 당시 중국과 직접 교류를 통해 선진 문물을 받아 드리려는 왜의 적극성을 보면서 19세기 후반 서양 문물을 받아 들여 산업화에 성공한 일본이 떠올랐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역사 및 지리(일본)를 잘 모르면 잘 읽히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잊고 지냈던 백제와 맹목적으로 비판하는 일본과의
역사 속 관계를 읽어가면서 우리 역사에 대한 위대함을 느낄 수 있고 일본에 대한 이해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