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랑
최은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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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미의 《다른 사랑》은 쉽게 요약되지 않는 소설집이다. 일곱 편의 단편은 각기 다른 상황과 인물을 다루지만, 읽고 나면 하나의 깊은 감각으로 이어진다. 삶과 죽음의 경계, 그 경계를 함께 지나가는 타인, 그리고 다시 살아 있음의 자리로 돌아오는 감각이다.

특히 「그 곳」과 「이 모든」이 오래 남았다. 작품 속 인물들이 겪는 상황은 일상적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바로 그 낯선 상황 속에서 오히려 삶의 근본적인 감각이 선명해진다. 살아 있다는 것, 누군가와 같은 시간을 통과한다는 것,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일상을 살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위태롭고도 귀한 일인지 생각하게 한다.

이 소설집은 많은 것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인물의 행동, 관찰자의 시선, 주변의 환경과 공기가 천천히 이야기를 밀고 간다. 그래서 빠르게 소비하기보다 자주 멈추며 읽게 된다. 이 장면은 왜 이렇게 놓였을까, 이 인물은 무엇을 견디고 있는 걸까, 나는 무엇을 너무 쉽게 알고 있다고 믿으며 읽고 있었을까.

《다른 사랑》이 남긴 것은 명확한 해답이나 쉬운 위로가 아니었다. 다만 죽음의 그림자 너머에서 다시 삶을 감각하게 하는 힘, 익숙해서 잊고 있던 일상의 감각을 조용히 되돌려주는 힘이었다. 읽고 나면 다시 살아간다는 말의 무게를 오래 생각하게 되는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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