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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머무는 자리, 그네 ㅣ 인생그림책 29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길벗어린이 / 2024년 1월
평점 :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마음 속 깊이 묻어두었던 고민을 털어놓을 때, 사랑을 고백할 때, 누군가를 용서할 때, 또는 혼자서 딱히 갈 곳이 없을 때 주인공들이 찾는 곳은 한적한 놀이터의 그네인 경우가 많다.
브리타 테켄트럽 작가님의 <삶이 머무는 자리, 그네>에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그네가 하나 등장한다.
사람들이 서로 어울리거나, 혼자 찾아와 비밀을 나누거나,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거나, 미래를 다짐한다.
오랜 세월에 걸쳐 계절의 변화, 만남과 헤어짐, 만남과 이별, 고독과 추억 속에서 계속 같은 자리를 지키던 그네는 온갖 풀에 뒤덮이고 완전히 잊혀지고 만다.
얼핏 보면 매 페이지 단절된 이야기가 나열되는 것 같지만 잊혀졌던 그네가 다시 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에는 앞 페이지에 등장했던 많은 서사들이 다시 하나로 모여든다.
제법 두꺼운 그림책이라 책을 처음 받아든 첫째가 약간 놀라는 표정을 보였지만, 아름다운 풍경과 잔잔한 글이 어우러진 내용에 이내 푹 빠져들었다.
그네로 상징되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추억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메세지를 아이는 알아차렸을까?
그네, 시소, 사진첩, 그림책... 무엇이든 '삶이 머무는 자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 속 그네는 무엇일까 생각하며 연말에 한 해를 정리하며 차분하게 읽기 좋은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