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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4년 1월
평점 :
처음 책을 받고 차례를 훑어본 후 잠시 혼란스러웠다. '문어', '대게', '상어', '개복치', '해파리', '고래' 그리고 '작가의 말'...
앞표지의 문어, 뒷표지의 고래, 그리고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는 제목까지... 조각들을 요리조리 조합해보아도 어떤 내용일지 감이 오지 않았다. 외계인의 침략에 맞서는 바다생물들의 이야기? 바다생물체의 모습을 한 외계인의 이야기?
정보라작가님의 실제 생활에서 영감을 받아 쓰인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모든 단편소설을 읽고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는 '이 모든 이야기가 작가님이 실제로 겪으신 일인데 다른 사람들이 도무지 믿을 것 같지 않으니 소설로 발표하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다.
'나'와 '위원장님'을 중심으로 각각의 바다생물에 얽힌, 믿을 수 없지만 정말 그런 일이 있을수도 있을 것 같은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이끌어가면서 그 안에 노동, 농성, 환경, 기후 등의 주제까지 담아낸 작가님. 진짜 대단하시다.
포항에 거주하시면서 이런 소설을 쓰셨다면, 울창한 숲으로 둘러쌓인 산간지방이나 사계절 눈덮인 지역에서 생활하시게 되었을 때 어떤 이야기를 떠올리실까 궁금하기도 하다🤭
이 책의 제목을 '포항 소설'로 하고 싶으셨다는 작가님의 포항사랑에 감화되어 경북지역 농수산물 특산품 판매 사이트 '사이소'까지 구경하고 책장을 덮었다ㅋㅋ
🔖비인간 생물들이 없어지면 인간도 죽는다. 자연이 죽으면 인간도 죽는다. 태풍과 산불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그러니 우리는 기후 위기에 당장 대응해야 하고,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것이 지구 생물체 모두가 살아남는 길이다. 항복하면 죽는다. 우리는 다 같이 살아야 한다. 투쟁. -작가의 말 중에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