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 있는 '봄날의 책방'이란 서점에서 흔한 미술 기행이려니 하며 집어든 책이었다.하지만 그림에 대한 화려한 지식을 뽐내는 미술기행이 아니었다. 저자의 형들은 재일본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서준,서준식씨라고 한다. 이지러진 현대사는 그 가족들에게 고난이 되었다.그림을 대하는 저자의 눈은 예리하다.그림을 읽는 문장엔 깊은 통찰이 있다.작가의 통찰력은 진한 감동과 위안을 준다.<P108진보는 반동을 부른다.아니 진보와 반동은 손을 잡고 온다.역사의 흐름은 때로 분류( 奔流)가 되지만 대개는 맥빠지게 완만하다.그리하여 갔다가 되돌아섰다가 하는 그 과정의 하나하나의 장면에서 희생은 차곡차곡 쌓이기 마련이다.게다가 그 희생이 가져다주는 열매는 흔히 낯두꺼운 구세력 (舊勢力) 에게 뺏겨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헛수고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런 희생 없이는 애당초 어떠한 열매도 맺지 않는 것이다.그것이 역사라고 하는 것이다. 단순하지도 직선적이지도 않다.>(알라딘에서 산 이 책은 선물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