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어떤 국민’을 양육할 어머니로 만들 것인가는 근대 교육의 주요한 과제였다. 가정으로 들어가 안온한 살림을 꾸리고 자식을 잘 키우는 현명한 어머니. ‘어머니’는 자동으로 주어지는 지위가 아니라 오히려 ‘획득’되는 것이었다. ‘정숙’과 ‘현숙’을 획득해야 비로소 어머니가 되었다. 비혼, 재혼, 이혼 등으로 소위 정상가족의 틀에서 벗어난, 그리하여 ‘정숙함’과는 거리가 멀다고 평해지는 어머니들에게 ‘어머니 되기’란 하나의 도달하지 못한 과제가 되었다. 자녀를 낳아도 어머니로 인정받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