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 전환기에 독일 민족주의가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은두려움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기도 하다. 프랑스와는 전통적으로 앙숙이었지만 영국과도 점점 대결 의식이 높아졌고 동쪽으로는 슬라브 지역에서도 위협을 느꼈다. 내부적으로도 사회민주주의가 점점 급속히 부상했고, 민족의 쇠락과 몰락을 우려하는 문화적 비관주의도 고개를 들었다.
안팎에 도사린 적들이 민족의 앞날을 위협한다는 공포심이 때로는 광기로 치달을 만큼 심각했던 풍토에서 극단적 반마르크스주의와 반유대주의, 사회다윈주의 , 우생학 같은 인종 이념이 점점 먹혀들어 간 것은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물론 이런 현상은 독일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