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의 전기라는 형식을 통해 나는 인류역사를 통틀어서 정말로 의미심장한 몇가지 흐름을 만들어내는 데 개인적 요소와 비개인적 요소가 어떻게 함께 힘을 썼는지를 알아보고 싶었다. 이 책을 쓰면서 내내ㅍ나의 뇌리에 남아 있던 것은 1933년부터 1945년까지 독일의 운명을 한손에 쥐었던 남자의 특이한 성격에 대한 호기심이 아니라 어떻게 히틀러가 가능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국가 고위직에 오를 법한 사람과는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게 생긴 사람이 어떻게 권력을 잡았는가도 궁금했지만, 그 권력을 어떤 식으로 절대 권력으로 확장했기에 나중에는 야전사령관들까지도 일개 상병 출신 지도자가 내리는 명령에 무조건 충성을 맹세할 수 있었던 것인지, 자타가 공인하는 재주라고는 대중의 원초적 정서를 자극하는 선동술밖에 없었던 독학자에게 사회 온갖 분야의 난다 긴다 하는 전문가들과 똑똑한 사람들이 너도나도 덮어놓고 복종하겠다고 나선 것인지가 참으로 궁금했다. 이 의문을 풀어주는 답을 처음부터 히틀러의 성격에서 드러난 이런저런 특성들에서 찾을 수 없다면그 답은 어차피 독일 사회에서, 히틀러를 만들어낸 정치적·사회적 동기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런 동기를 찾아내고 그렇게 찾아낸 동기를권력을 쟁취하고 나중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그것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히틀러 개인이 노력한 부분과 융합하려
는 것이 이 연구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