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붙여 그는 세상이 더럽고 비루할수록 그 세상과 한판 붙어 볼 자유가 소중하다는 사실 또한 우리에게 일깨워 주었다. 라스티냐크의 경우처럼 속물스러운 타협의 형태가 될지라도 그것 없이는 우리의 인생은 결코 어떤 진정성도 확보할 수 없다. (P. 24)
죽는 그날까지 저도 크리스 할머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다음에는 나도 한번 그래보고 싶구나, 라고 말하는 할아버지가. 그렇게 말하고 식탁에 음식을 나르는 거죠. (P. 156)
자, 여기 달걀이 하나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 달걀은 떨어져 박살이 납니다. 바로 그 사실 때문에 주인공은 주저앉아 엉엉 웁니다. 사실 저는 조국이나 민족을 위해서 엉엉 우는 사람은 한 번도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계란말이를 먹다가 옛 애인이 생각나서우는 사람은 봤습니다. 그게 다 우리가 보낸 순간들 때문이겠죠. (P. 146)
사람이 달라지는 달라지지 않든, 우리는 계속 반성합시다. 그 다음에는 반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켜 고개 빳빳이 치켜들고 사는 겁니다. 설사 눈에서 진짜 눈물이 뚝뚝 흐르더라도 반성인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말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새로 사는 겁니다. (P. 125)
문장을 잇다 말고 우리는 자꾸만 침묵에 빠진다.무력하게 미소를 지으면서.우리 인간들은 대화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뜻밖의 만남> 중에서 (P.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