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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버지 - 21세기 인간의 진화론
칩 월터 지음, 이시은 옮김 / 어마마마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년, 현재 인류가 침팬지와 공통 조상에서 갈라선 지 어언 800만 년이 되었다.
실로 긴 시간인 것 같지만 생명의 역사 36억 5100만 년을 1년으로 축소한다면 12월 31일 오후 10시라는 최근의 사건에 불과하다.
2014년 칩 월터가 제안한 "인류 진화 달력"에서 볼때
27번째의 인간종, 바로 칩 월터가 존재할 당시의 인간종은 매우 흥미롭다.
[사람의 아버지]라는 책을 봐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은 그 어떤 인간종 보다 지식 추구가 월등해 그들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먼 과거의
인간종을 탐구하고 분석하기까지 했다.
인류 진화 달력으로 고작 12시간의 차이밖에 안 나기에 남겨진 자료나 정황들로 보아 외적인 면은 지금의 우리와 그리 다르지 않으나 넘치는 호기심과 적극적인 도전 정신 등의 내적인 면으로 그들과 우리는 다른 종으로 분류된다.
지금의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고 자신이 속해있는 공간이나 시간이 아닌 이상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인류는 도태되고 있다.
하지만 그 긴 인류의 진화 속에서 발전이 아닌 도태를 향해 치닫기 시작한 점은
분명히 어딘가에 존재하리라.
나는 인류가 가장 영리하고 자신감에 넘치던 27번째 인간종에 그 열쇠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아버지], 그것이 열쇠가 되어 주리라는 희망을 안고 이 책의 다음 장을 넘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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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사람의 아버지]를 펼치면 학창시절 시험 때면 열심히 외우던,
하지만 일상생활에 친구를 놀리는데 더 많이 써먹은 반가운 과거 인간종의 이름이 쭉 늘어선다.
이제 와 누가 시험지를 펼쳐놓으며 너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 보자, 할 것도 아니니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마주한다.
저자의 방대한 지식에서 넘쳐나는 내 멀고 먼 조상들 이야기에 푹 빠져 헤어나지 못하면서도
저 위에 써놓은 헛소리처럼 과연 미래에선 우릴 어떻게 표현할지, 그에 대한 궁금증이
머리 한 켠을 차지하자 이러저런 망상이 활개치는 머리 그대로 책에 몰두한다.
내 기준으로는 한 번 읽어서 만족할 책이 아니다.
책이 불친절해서가 아니다 그저 사람의 아버지는 그렇게 녹록한 상대가 아니란 것이다.
게다가 지금 이렇게 편하게 먹고 살 수 있는 몸, 지혜, 환경을 만들어 준 사람의 아버지.
그들은 과연 지금 우리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그리고 우리 다음의 인간종은 우리를 어떻게 표현할까.
좋은 책이라 다 읽으면 언니네 집 조카들 책장에 꽂아놓고 오려고 했지만
책장을 덮고 나니 주기 아깝구나. 미안하지만 아마 영원히 안 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