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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해운대
오선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평점 :
안녕하세요?
새해도 되고 복은 다들 잘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최근에 창비에서 [호텔 해운대]라는 오선영의 소설집을 읽었습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발표한 작가의 소설을 묶어서 낸 소설집입니다.
소설집을 최대 장점은 반전이 결말인데, 먼저 [호텔 해운대]에는 창백한 영혼의 수정과 민우가 라디오 숙박권으로 화자가 살고 있는 곳 부산을 보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결말에 수정은 무언가로 꿈틀거리는 민우의 눈과 얼음덩어리를 움켜쥔 것처럼 차가운 민우의 손을 느낍니다. 꿈틀거리는 것과 얼음덩어리가 무엇인지는 직접 읽어보고 판단하시길~~~
[우리들의 낙원]에는 1991년 초등학교 6학년 막 사춘기에 접어든 서울에서 부산으로 전학 온 미연과 온천장 낙원탕의 외동딸 수빈의 우정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추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단편에도 우정이 될 수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오선영 작가는 지역(부산?)주의를 표방하는데, [지진주의보]와 [도서관 적응기]에는 부산이 아니더라도 2021년 대한민국 어디에나 있는 지진으로 인한 싱크홀에 무방비 상태인 젊은이와 취직이 보장되지 않은 취준생이 우연히 주운? 로트와일러(개)로 인해 궁지에 몰리는 내용이고, [다시 만난 세계] 또한 지역대학의 덜 익은 성 감수성을 온몸으로 겪는 시간강사 희정이 대학 시절 유리 언니와의 기억을 회상하며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난 세계에서도 여자들이 이해 받지 못함을 암울하게 그린 내용입니다.
후원에 가려진 후원아동 다움에 대한 요구가 현장에서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을 얼마나 피로하게 하는지 자세히 다룬 [후원명세서]와 작가라면 겪을 수 밖에 없는 창작의 어려움을 현실에서 보여주는 [ 바람벽] 특히 좋았습니다.
이 소설집은 보고, 듣는 것에 집중한 소설로 보입니다. 화자는 계속 무언가를 눈으로 보고, 특정한 소리를 듣고[도서관 적응기], 컴퓨터 화면 속 내용을 읽고[다시 만난 세계], 부산을 느낍니다. 그래서 나름 속도감 있게 잘 읽히고, 부산이 가깝게 와닿고, 가고 싶게 합니다[호텔 해운대]. 그리고 대부분의 화자가 젊습니다. 그래서 작가[바람벽]는 고통이 수반되지만 쓰는 행위를 멈추지 않을 듯하여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집니다.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호텔 해운대#오선영#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