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관집 상구 보림 창작 그림책
유애로 글.그림, 유석영 사진 / 보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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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그린 책, 거기에 사진이 함께 하고 있는 이 책을 마주하는 순간 마음이 반짝였다. 마치 그동안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을 되찾은 것 같은 설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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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관 집 상구.’ 제목에서 느껴지는 정겨움은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단발머리 깡충이며 아무 걱정 없던 그 때를, 그리고 그 모습은 상구와 많이 닮아있었다.

상구와 누나 삼총사, 그리고 상구가 동생으로 여기는 독구와 병아리들,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사진관이 바로 상구네 집으로 사진사인 아버지는 사진관은 물론 밖으로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는데 그럴 때면 근사한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녔다.

상구는 그런 아버지를 통해 사진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어보기도 했고 가끔씩 아버지를 도와드리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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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두 장 책장을 넘기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흑백사진에서 전해주는 아련함, 그 사진을 지금으로 옮겨놓은 듯한 알록달록 색으로 그려진 그림. 그리고 상구의 환한 웃음으로.

요즘은 대부분 휴대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때문에 사진관을 찾는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예전에는, 사지늘 찍으면 반드시 사진관을 찾아가 필름을 현상하여 사진으로 만들어주면 찾으러 가야 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바로 암실에서 이루어졌다. 지금도 기억난다. 수학여행이나 소풍을 다녀온 후, 사진관에서 사진을 찾아 확인해볼 때의 즐거운 웃음이....... 그리고 그 때의 즐거움은 한 장의 사진으로 지금도 사진첩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소중한 순간으로.

그러고 보면 휴대폰 속에 저장된 수많은 사진보다는 한 장의 사진을 손으로 만져봄으로써 더 많은 것을 전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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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구의 보통 일상은 색다른 즐거움을 전해주고 있다. 여름이면 강 건너 외할아버지 수박밭에 가서 수박을 먹고 즐기는 웃음을, 장날이면 장터를 휘젓고 다니는 동동거림을, 눈꽃처럼 쏟아지는 튀밥의 고소함을, 겨울 어느 날, 눈 내리는 날이면 친구들과 어울려 눈사람을 만들기도 하고 썰매를 타던 왁자한 즐거움에 밤이면 아랫목에 모여 앉아 고추감주와 찹쌀떡을 먹던 맛있는 즐거움도.......

정말이지 이렇게 어린 시절을 마주하고 있으니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아마도 아이는 이 이야기를 머릿속으로만 그려볼 것이다 마치 옛날이야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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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가 어렸을 때 이야기를 들려주면 반짝이던 눈빛 속에는 놀람과 부러움이 담겨있었다. 그러고보면 이렇게 글과 그림, 사진으로 함께 하는 이야기는 아이의 가슴 속에 자리 잡게 해주는 특별한 선물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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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와는 달리 금강 하류에 있는 강경에서 살았던 상구는 생새우로 담근 젓갈을 원 없이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강경 젓갈이 유명한 것을 보면 그 때 김장철이면 붐볐을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책장 깊숙이 꽂혀있던 사진첩을 꺼내어 한 장의 사진을 마주한다. 흑백사진 속에 얌전한 꼬마를 마주하며 이름을 불러본다. 사진관 집 상구가 전해준 따뜻한 웃음을 가슴에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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