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찬란했던 시절.
저 길은 내가 고등학교 때 가장 좋아하던 길이다.
누가 찍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학교 홈페이지에 가니까 있더라.
급식소에 밥 먹으로 갈 때에는 저 길이 둘러가는 길이라 이용하지 않고.
빨리 먹으러 가야하니까.
밥먹고 난 뒤 저 길로 해서 바다가 보이는 운동장 스탠드 같은데 앉았다가
바다도 보고 운동장에서 골반을 힐끗 드러내며 운동하는 남자애들도 구경하고
교실로 들어가는게 코스였다.
저 길은 특히나 벚꽃이 피는 4월이 되면 무척이나 아름다웠는데
나는 벚꽃이 질 때 쯤 그러니까 꽃잎이 바람에 하늘하늘 떨어질 때
그 길을 걸어가는 걸 좋아했다.
사진 왼쪽에 하얀색 건물에 음악실이 있었는데 음악실에 앉아서
햇빛 잘 드는 날 창밖에서 보이던 분홍 꽃잎이며,
연초록 이파리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과거의 나는 언제나 어리숙하고 유치하고 예민하고 이기적이였던 못난 모습뿐이여서
나는 누군가가 어릴 적 내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근데 유일하게 신나서 얘기하는 시절이 고등학교 다닐 때인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