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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의 달인 임꺽정 - 에너지 편 ㅣ 빽! To The Classic 6
정완상 지음, 이진선 그림 / 함께읽는책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중간중간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과학상식이 이 책의 백미가 아닐까 싶다. 처음엔 만화책을 기대했던 거 같다. 요즘 나오는 과학만화전집을 중고로 주문해서 왕창 읽는게 취미인데, 이 책은 무슨 책인가 싶었다. 겉표지에 나오는 캐릭터는 책 내용에선 만화라기 보다는 주로 일러스트 삽화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 읽었던 어린이소설 느낌이 딱 이었던 것 같다. 캐릭터가 귀여워서 봤는데 만화가 아니어서 실망하긴 했다. 그렇다고 내용이 안좋다거나 하진 않았다. 정말 초등학생들이 읽어서 어렵지 않을 수준으로 정말 가능한 쉽게 과학의 이론을 담아놓은 것이 저자의 노력으로 느껴졌다. 글의 재미도 있다. 원작의 내용을 크게 훼손한 문제가 좀 맘에 걸리긴 하지만, 주변에서 부모들이 별도로 일러준다면 그리 문제될 일은 없을 것이다. 어차피 실존 인물이 아닌 원작도 소설이니까.
임꺽정하면 원래 백정노비 출신의 천민이 도적이 되어, 부자들을 괴롭히고 약탈하는 소설이 아닌가. 그런데 이 책 속의 우스꽝스러운 캐릭터의 임꺽정은 과학자이다. 어릴 때 부터 과학에 관심이 많았고, 이상한 과학자 할배를 만나서 과학을 배우고, 무슨 시대인지 모르겠지만 선풍기가 발명되어 있고 농구를 하고, 나중엔 증기기관까지 만드는 과학자, 그가 바로 임꺽정이다.(황당하지만.) 새로운 저자에 의해 새롭게 탄생한 임꺽정은 입안에 과학이론을 달고 산다. 주변 사람들에게 단순한 초등학교 수준의 과학이론을 가르쳐주고 물건을 만들어 낸다. 명실상부한 과학자이다. 재미는 있지만 아이들이 원작을 혼동할까봐 두렵긴 하다. 이 앞서 1~5권까지 투 더 클래식시리즈가 나온 걸로 아는데, 사실 참 궁금하기는 하다. 다른 책들은 도대체 어떻게 쓰셨을까?
어린이용 과학만화는 너무 깊게 다루면, 어렵고 지루해진다. 반대로 재밌게만 만들면, 다루는 문제의 깊이는 얕아진다. 이 책은 그 밸랜스에 있어서 합격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깊지 않으면서도 과학에 대한 할 말을 다하는 것 같다. 초등1~3학년까지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선물용이 그만인 책이라 추천한다. 단 이런 책만 읽는 아이들은 본래의 심청전은 까마득히 모르면서, 심청이가 그 시대에 정말로 과학을 했는 줄로 알지도 모르니 부모님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일단 책의 재미는 있다. 이러한 책이 계속 개발되다보면 더욱 좋은 내용과 재미로 두마리의 토끼를 다잡는 책이 계속 나오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