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꽃을 품다 1~2 세트 - 전2권
한유정 지음 / 연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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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만났다.
얽히고 설킨 그들 유리엘과 카사르의 인연.
이 소설은 구성에 있어 독특한 재미가 있다. 사건부터 던져 놓고 2권 에필로그 후의 외전을 통해 ,사건들의 초기 역사인 그들 주인공의 부모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설을 읽는 내내 독자들은 사건의 중심부터 시작된 스토리에 약간의 갈증을 느끼게 되는데, 그것을 마지막의 에필로그와 외전에서 속시원히 풀어주고 있어 재미가 더해졌다.
원수인 황제에게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부모 발렌타인. 그로인해 홀로 된 아름다운 딸 유리엘은 어느날 우연히 상처입고 눈이 보이지 않는 카사르를 구하고 사랑에 빠진다.
부모를 죽인 원수의 아들임을 모른채 사랑하고 아기를 가진 유리엘. 그의 사랑 카사르. 그처럼 오랜시간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는 카사르를 곁에 두고도 유리는 오직 부모의 원수를 해칠 생각만 하기에 안타까웠다.
독자는 독서 내내 유리가 부모의 원수를 갚길 원하면서도 한편으로 그 원수의 아들과 사랑이 이어지길 원하는 이중성에 갇힌다.
사랑은 어찌보면 그를 둘러싼 환경이 위태롭지 않을 때에야 완성되는 것인가 보다. 온전한 사랑을 이루고 품어내기엔 나약한 것이 인간이기에 그러하다.
사랑을 찾아 얼굴도 모르는 유리를 삼 년이나 찾아 헤매는 카사르는 보기드문 사랑꾼이고,읽는 내내 파란 눈의 그가, 그의 변하지 않는 사랑의 마음이 부러웠다. 쉽게 만나고 사랑하는 지금의 사회에서, 이혼률이 높아지는 현재의 시대상에 반하는 감성의 소유자라 더욱 매력적이었나보다.
작가는 온전히 유리의 입장에서 글을 써내려 갔는지 모른다. 작가가 여성이었기에 좀 더 사랑을 갈구하는 여성의 입장에서 그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순환시키고 있다. 전혀 사랑하지도 않는 배다른 형제 바론을 끝까지 이용하고 정신적으로 그를 농락하는 것은 그런 이유이다.
책의 내용이 거듭되고 정체되는 부분이 있어서 흥미롭게 읽어 나가다가도, 곧잘 지루해지기도 했다. 그래도 궁에서 열리는 화려한 연회와 파티에서의 긴장감은 아주 자극적인 회화로 남아 머리속을 떠돌고 있다.
사랑해서는 안될 그러나 사랑하는 남자를 향한 사랑의 긴박감과 연민은 가끔 이어지는 바론을 등지고 나누는 사랑으로 희석되는데, 그 묘사 또한 거칠지 않고 매우 시적이다.
소설의 긴장감은 황후 드페가 의사 태온을 사주해서 황제를 죽이고 , 무례하고 괴팍한 바론을 왕으로 추대하려는 계략을 꾸미는 것에서 절정을 이룬다. 한 달 반 가량 휴양지에서 유리와 지낸 카사르가 미리 그의 계략을 읽고 군사를 데리고 수도를 지키러 가는 대목이다.
이 모든 일을 잘 무마하고 거침 없이 승승장구하는 카사르는 늘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영웅이며, 전혀 흠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의 심적 갈등은 그가 늘 하는 고백에서 심화되고 확장된다.
사랑을 쟁취하려는 그와 그것을 망치려는 동생 바론과의 사이에 낀 유리엘. 유리엘은 강한 여자이지만 육체적으로는 늘 약하고 그래서 기절을 잘 하고 늘 우는 캐릭터다. 독자는 사랑을 갈구하는 한 여린 여성이 그의 영역을 뛰어 넘는 원수갚음을 과연 혼자서 이루어 낼지 의문이었지만, 결국엔 해피앤딩으로 둘의 사랑이 맺어진다.

🎀Special clip
유리는 유리엘의 애칭이다. 그녀는 그녀의 마음에 원수의 미움 대신에 사랑의 꽃을 품음으로 모든 것을 얻는다. 그리고 그 길은 신의 예견된 준비로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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