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서의 음악가 - 어느 싱어송라이터의 일 년
김목인 지음 / 열린책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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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로서 살아가는 길은 어찌보면 고난의 연속일 수 있다. 음악을 하는 일이 생계와 직결되고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의 '일'이 되면 더욱 그러하다.
예술은 미학적으론 궁극적인 아름다움의 추구라고 여겨지기에 다른 일보다도 순수예술이 경제적인 것과 결부되었을 때 얻게 되는 갈등은 지극히 단순한 자기합리화로는 극복할 수 없는 것일 수 있다. 그야말로 우스갯소리로 '떴다 '하는 음악인들은 돈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만큼 벌기도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수많은 언더그라운드 음악인들에게는경제적인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조지 윈스턴을 사랑하고 부기우기를 좋아했던 작가 또한 수입에 있어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초대형 기획사에 예속되어 있지 않은 음악가로서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수없이 떠도는 일련의 멜로디들을 쉴틈없이 머리속에서 구상하고 , 정리하여 밖으로 끄집어 내고 조합하며, 그것들과 어울릴 멜로디를 작곡해서 짜 맞춰야 하기까지 , 지어내고 내어버리고 하는 무수한 반복의 시간을 거쳐야 하는 싱어송라이터의 고충...
책의 말머리에서도 그가 언급하였듯이 싱어송라이터는 곡 메이킹과 함께 노래를 직접 부르는 가수로서 , 일반적인 노래만 부르거나 작곡만 하는 경우와는 달리 '무대에 노출된 작곡가'이기에 몹시 더 어려워 보이고 전문적으로 보인다.

작업과 무대에 서기까지의 준비상황과 곡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여러가지 여건, 무대 기획과 공연, 공연 당일의 리허설과 악기 배치 그리고 기획사와의 공연을 위한 관련업무에 이르기까지 , 세세한 그의 설명으로 그려지는 공연을 앞둔 일상이 이채롭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냥 티켓값을 지불하고 정해진 시간에 준비해서 가고 즐기면 되는 일이지만, 공연자의 입장은 몇 개월의 시간차를 두고 곡을 준비하고 주윗사람의 피드백을 적절히 이용하며, 모여서 연습하고, 일정과 공연 계획에 관한 일을 기획자와 주고 받고, 당일 리허설을 긴장감속에서 치뤄야 한다. 그러면서도 그만큼의 댓가를 바라기엔 어림도 없다.
신문방송학과를 나와 음악에 정을 두고 계속 노력한 흔적을 따라가보며, 그의 고단했던 20대를 이해한다. 청춘과 바꿨던 음악을 향한 열정들.
고집스럽게 놓지 않았던 긴 세월의 사랑. 그것은 어디서 나오는 힘일까...
소설가 아내와 아이들을 돌보며 휘황찬란한 방음작업실도 없는 식탁위에서 그는 작곡 한 소절을 위해 끙끙 앓다가 문득 하루를 지나보내기 일쑤다. 가끔은 일상탈출을 위해 캐리어와 함께 을지로 어딘가에 방을 잡고 홀연히 작업에 몰입함으로 이뤄내는 노래들.
2017년 한 해의 결실은 녹음으로 이어지는데, 편곡과 믹싱, 그리고 마스터링의 작업을 직접하거나 전문가의 손을 빌려 한 후 음반의 자켓 작업을 위한 시간을 들인다. 그렇게 우여곡절을 거치고 비디오를 내면 작업이 마무리된다.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들여 한 해의 마무리가 되는 음반이 나오는 것을 보고,매우 대견한 작업을 등너머로 본 것 같은 즐거움을 느꼈다. 녹음을 할 때 먼저 베이스를 만들고 드럼을 녹음하고 그 이후에야 보이스 녹음이 합쳐지고, 점차 속도가 붙어 각각의 악기가 덧붙여진다니 어렵고도 신기한 작업이다.
사실 이러한 책을 접하지 못하면 우리는 어떤 경로로 음반이 계획되고 준비되어 만들어지는지 전혀 모를 일이기에 흥미로움은 끝없이 이어졌다.
작가의 음악은 그가 풍기는 향기처럼 향기로울 것이다. 그가 대하는 음악은 아마도 아름다울 것이다. 그렇게 그는 진정 사랑하는 음악을 하며 지금도 어딘가에서 행복한 얼굴로 자신의 노래 가사를 쓰고 있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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