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억 지우개 - 지워지지 않을 오늘의 행복을 당신에게
이정현 지음 / 떠오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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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나쁜 기억 지우개

지워지지 않을 오늘의 행복을 당신에게

 

지은이: 이정현

출판사: 떠오름

지난 기억을 지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온 마음으로 지금을 살아내는 것입니다.

동시에, 온전한 오늘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어제에서 한 발짝 멀어지는 것도 좋겠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아낀다는 건 그런 거다.

좋아하는 것 중에서 좀 더 좋아하는 것.

아끼는 것은 대상을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손가락으로 세며 떠올릴 수 있다.

줄무늬 셔츠 두 벌, 기분 좋아지고 싶은 날에 꺼내 입는 겨울 코트,

담에 늘어지는 여름꽃, 2호선 지하철에서 바라본 한강 위의 풍경,

그리고 정성스레 포장된 초콜릿을 하나씩 벗겨 먹듯 올고 싶은 날이면 찾아 듣던 노래들도.

- 16~17쪽

 

스스로 원하여 세상 밖으로 나오는 태아는 없다.

마찬가지로 마음의 뼈는 개인이 멋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어느새 무언가를 중심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그제야 탄생의 여운은 끝나고, 더 나은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 21쪽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살아간다는 것과 그들에게 베풀기 위해 살아간다는 것은 다르게 들린다.

나 살길만 찾아 헤매던 내가 아주 조금 못나 보였다.

- 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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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지 않은 나쁜 기억을 지울 수 있는 지우개(약)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종일 떠오르는 나쁜 기억과 그에 따른 화, 분노, 우울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었다.

그 나쁜 기억의 대부분은 시부모와 관련 된 것이었다.

결혼을 준비하며 시작된 막말과 무시, 간섭, 요구 등 어마어마하게 뱉어내는 무례함에 속절없이 당하기만 했었다.

그래서 나는 자꾸만 떠오르는 그 나쁜 기억 속에 들어가 그 때 하지 못했던 말, 욕, 화를 쏟아내곤 한다.

후련함은 찰나이고 그것은 매일 수시로 반복되었다.

결국 이렇게는 못살겠다 싶어 정신과로 찾아갔고 약을 처방받았다.

약의 도움을 받아 내가 노력해야 할 것은 나쁜 기억을 꺼내지 않는 것이다.

지워지지 않는 그 때의 기억 때문에 깨어나는 시간부터 잠드는 시간까지 괴로워했다.

지금은 그 끔찍한 시간을 많이 줄였다.

나쁜 기억에서 허우적 거리는 시간보다 좋은 것을 생각하는 습관을 길렀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게 좋은 기분을 주는 것들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그것이 습관이 되도록 계속 연습했다.

당장의 안일함과 오늘의 행복에 마음을 기울이기로 결심하고 노력한 덕분에 너무 더디지 않게 그것이 습관이 되었다.

하지만 종종 무너지기도 하기에 '나쁜 기억 지우개'가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나는 딸을 키우는 낙으로 살아간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딸과 함께 커가는 낙이 나를 살게하는 원동력이다.

딸에게만큼은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인생의 목표에 닿기 위해 힘쓰며

인간으로써 점점 나아지는 내 자신에 대한 애정이 커지는 것이

진심으로 재미있다.

여느 날과 다름없는 고단한 오늘 하루였음에도 나는 괜찮다.

여전히 하루에도 여러차례 나쁜 기억이 떠올라 화가 나다가도

딸을 생각하며 햄스터 뀨리를 생각하며 나는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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