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밖 세상의 왕자를 사랑해 모든 걸 버렸지만, 결국 사랑을 얻지 못한
아리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다가 훌쩍 바다로 몸을 날렸다.
"정신이 들어?"
낯익은 목소리를 듣고 눈을 뜬 아리는 자신이 마녀의 집에 있다는 것을 대번에 깨달았다.
아리는 마녀에게 자신이 물거품이 되지 않고 이곳에서 깨어난 이유를 물었고,
마녀는 아리에게 할 일이 있다고 대답하며 창밖을 바라봤다.
바다는 붉었다.
"300년에 한 번씩 핏빛 태양이 떠오를 때마다 바다는 붉은 피로 물들고, 콰르기들이 나타난단다."
뼈만 남은 앙상하고 흉측한 모습에, 이빨들은 길고,
지느러미들이 사라진 자리에 뼈처럼 생긴 가시가 자라난 충격적인 모습으로 변해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오직 살육과 피에 대한 욕구만 남은 것들을
콰르기라고 한다.
콰르기에게 공격 당하면 콰르기가 된다.
"콰르기들을 없애고 우리 바다를 지켜다오."
마녀는 끝이 꼬리지느러미처럼 두 가닥으로 갈라져 있는 뱀처럼 구불구불한 칼을 아리에게 건넸다.
그 칼로 콰르기의 머리를 자르면 된다.
"어서 가! 우리 바다의 운명을 지켜다오."

아리는 아버지와 가족들이 사는 궁궐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