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깨어나는 시간 블랙홀 청소년 문고 22
최영희.정명섭.전건우 지음 / 블랙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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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어린 시절에 만났던 안데르센 동화 속 주인공들,

멋지고 괴상하고 오싹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다시 깨어나다


그들이 깨어나는 시간


글 : 최영희, 정명섭, 전건우

그림 : 양은봉

출판사 : 블랙홀


#세계명작 #패러디 #안데르센 #카를로콜로디

#성냥팔이 #인어공주 #피노키오 #좀비 #희망 #모험


- 차례 -

성냥팔이와 겨울시체들 7

좀비 킬러 인어공주 65

죽지 않는 목각 인형의 밤 121



인어 아리는 칼을 파도 속으로 던저버렸다.

바다 밖 세상의 왕자를 사랑해 모든 걸 버렸지만, 결국 사랑을 얻지 못한

아리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다가 훌쩍 바다로 몸을 날렸다.

"정신이 들어?"

낯익은 목소리를 듣고 눈을 뜬 아리는 자신이 마녀의 집에 있다는 것을 대번에 깨달았다.

아리는 마녀에게 자신이 물거품이 되지 않고 이곳에서 깨어난 이유를 물었고,

마녀는 아리에게 할 일이 있다고 대답하며 창밖을 바라봤다.

바다는 붉었다.

"300년에 한 번씩 핏빛 태양이 떠오를 때마다 바다는 붉은 피로 물들고, 콰르기들이 나타난단다."

뼈만 남은 앙상하고 흉측한 모습에, 이빨들은 길고,

지느러미들이 사라진 자리에 뼈처럼 생긴 가시가 자라난 충격적인 모습으로 변해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오직 살육과 피에 대한 욕구만 남은 것들을

콰르기라고 한다.

콰르기에게 공격 당하면 콰르기가 된다.

"콰르기들을 없애고 우리 바다를 지켜다오."

마녀는 끝이 꼬리지느러미처럼 두 가닥으로 갈라져 있는 뱀처럼 구불구불한 칼을 아리에게 건넸다.

그 칼로 콰르기의 머리를 자르면 된다.

"어서 가! 우리 바다의 운명을 지켜다오."



아리는 아버지와 가족들이 사는 궁궐로 향했다.

사방은 콰르기라고 불리는 괴물투성이었고, 왕궁은 이미 쑥대밭이 되어있었다.

예전에 아버지가 아주 위험할 때 가는 곳이라고 알려주셨던 지하로 내려갔다.

콰르기들의 공격을 아슬하게 피하며 지하 공간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에 도착했다.

커다란 조각상이 딱 붙어 조각상 팔 사이로 가족과 대화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손목에 차고 있던 황금 팔찌를 아리에게 건네며 바다의 동쪽 끝으로 가라고 했다.

"거기, 거인 모양의 바위가 손을 모은 것처럼 생긴 곳에 가면 지하로 쭉 내려가는 동굴이 있다.

바닥까지 내려가면 하얀색 알이 보일 거다. 이 팔찌의 끝으로 그걸 깨야 한다."



더 많은 희생을 막기 위해 굳게 결심한 아리는 다가오는 콰르기들을 이리저리 피해

산호와 수초 속에 몸을 숨기며 동쪽으로 향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왜 바다를 지켜야 하는 운명이 주어졌는지를 생각해봤다.

"내가 이 바다를 가장 사랑하는 인어이기 때문 아닐까?"

마침내 거인 모양의 바위에 도달한 아리는 자신이 생각한 지점에

정확하게 아래로 내려가는 동굴이 보였다.

그 때 검은 안개 같은 것이 동굴 앞에 몰려들었다.

자세히 살펴보니까 크고 작은 콰르기들이 마치 하나의 생물처럼

일사불란하게 모여서 동굴 앞을 가려버렸다.

큰 덩치에 수도 만만찮은 콰르기들을 정면 돌파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바다를 원래대로 되돌려 놓아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수행해 낼 수 있을까?


.

.

.


여전히 안데르센 동화를 사랑하는 딸에게

그들이 깨어나는 시간은 무척 반가운 책이다.

뱀파이어, 좀비, 귀신 같은 기괴한 것에 큰 흥미를 느끼는데,

아름다운 안데르센 동화와 오싹한 존재의 조합이라니

무척 기대가 컸다.

익히 알고 있는 주인공들이라 그런지

그림이 적어도 몰입도 높은 글을 읽으며

눈 앞에 그림이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그림이 아닌

공포 영화를 보는 듯한 한여름 더위를 날릴

서늘함에 푹 빠지게 되었다.

성냥팔이, 인어공주, 피노키오 외의

다른 안데르센 동화 주인공들도

친숙하고도 낯선 클래식 호러 스토리로

다시 깨어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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